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BMW 차량이 택시 두 대를 잇달아 박고 난 뒤 도주를 시도하다 경찰에 잡혔다. 사고가 나자, 차에 타지도 않고 있던 동생(?)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내가 운전했다”고 주장하는 등 덮어쓰려는 모습을 보여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새벽 5시 신당 사거리에서 A(27)씨가 몰던 BMW차량이 승객 3명을 태우고 출발하려는 B(49)의 택시의 후미 범퍼 왼쪽을 추돌했다. BMW차량은 1차 추돌 후 2차선으로 튕겨져 넘어갔고 2차선에서 승객 한 명을 태우고 달리던 중이던 C(58)씨의 택시와 부딪혔다. B씨에 따르면 “BMW차량이 도로에 5m 이상의 바퀴 자국이 남을 정도로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다가와 부딪혔다”고 증언했다.
택시 운전자들에 따르면 술에 취한 A씨는 사고 후 차에서 내려 근처에 있던 주유소로 들어가 숨으려고 시도 했지만 이를 지켜본 운전사와 승객들이 쫓아 가서 잡았으며, 출동한 경찰에 넘겨져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서에 온 A씨는 조사관이 준 물컵을 택시 승객들에게 던졌지는가 하면, 쳐다 본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며 공포심을 자아냈다. 자신이 앉아 있던 의자를 던지려는 위협을 하더니 음주 측정도 거부한 채 잠을 자는가 하면 조사관과 교통 조사계 팀장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조사를 마치고 나가는 승객들을 향해 침을 뱉기도 했다.
가장 이상한 것은 전화를 받고 달려온 A씨의 자칭 동생(?)이라는 사람. 20대 중반에 건장한 체격을 가진 그는 경찰 조사관에게 “자신이 운전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며 A씨를 옹호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알콜 수치는 0.156%로 면허 취소에 해당했다. 술에 심하게 취한 A씨는 조사를 마치고 일단 귀가 조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술취한 사람이 난동을 피워도 인권침해라는 말이 나올 수 있어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그저 진정시킬뿐이다”며 “경찰의 공권력이 무너져도 심각하게 무너진 상태”라 말했다.
김영원 기자/wone01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