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MB는 민주당 편?... 뿔난 수도권 의원들
뉴스종합| 2012-02-22 16:59
이명박 대통령의 22일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을 놓고서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쏟아졌다. 반성과 사과를 통해 등 돌린 민심에 다가가지 못하고 오기로 일관했다는 비판이다. 특히 상황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에게서 많았다.

황영철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구두논평을 통해 “당·청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국정 전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통해 진전된 소통의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

쇄신파인 구상찬(서울 강서갑) 의원은 “청와대 언론팀은 정신나간 사람들 아니냐”면서 “국민이 원하는 건 측근 비리나 국민의 어려운 삶에 대한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인데, 변명으로 보이는 말만 늘어놓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비판했다.구 의원은 “차라리 오늘 기자회견을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심에 승복하고 민심을 받아들이는 제2의 6·29선언이 대통령과 당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수차례 얘기했는데, MB(이명박 대통령)는 그냥 할말이 없다네요”라며 “대통령 회견이 역효과를 낼거라 했던 우려가 사실로...정말 도움이 안되죠”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MB가 한나라당 편이 아닌 건 이제 분명해졌고, 민주당을 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게 생겼어요. 세상에 이렇게 민심을 모를수가”라고 꼬집었다.

친이계 김용태 의원도 “적어도 ‘회전문 인사’만큼은 대통령이 확실하게 (사과의) 말씀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약해서 안타깝다”면서 “대통령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셨는지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외국과 비교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좀 더 진솔하게 ‘노력했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언급했다.

야권에서도 “너무나 실망스럽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신경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가슴이 막히고 화가 나고 가슴을 치고 싶은 사람은 이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라고 밝혔다. 내곡동 사저 문제 및 친인척·측근 비리와 관련해 “국민께 할말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진솔한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에게 이해할 수 없는 한국말 어법”이라며 “내곡동 사저에 대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 책임을 질 법적, 정치적 방법을 말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내곡동 사저 문제는 독일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직을 열 번도 넘게 사임했을 사안”이라며 “내곡동 문제와 관련 ‘본인이 미처 챙기지 못했다’는 궤변으로 해명 아닌 해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문정림 대변인은 “임기 동안의 성과 나열에 치중한 나머지, 국민의 가슴에 와닿는 진정성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회견”이라며 “청와대의 인식과 자세가 민심과 동떨어져 있고 안이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