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전국 레미콘社 조업중단‥가격협상 결렬
뉴스종합| 2012-02-22 20:56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 분쟁으로 전국 레미콘 공장이 대부분 멈춰섰다.

22일 열린 시멘트·레미콘·건설업체간 3자 협상에서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주요 건설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소 레미콘업체들의 모임인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22일 예고대로 750여개 소속사들이 일제히 조업 중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연합회 강문혁 이사는 “중소 업체들은 오늘부터 완전히 조업을 멈췄다”며 “시멘트 가격을 조정해주거나 건설업체들이 레미콘 가격을 올려주거나, 둘 중 하나라도 관철되지 않으면 조업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 소속 중소업체들이 차량을 동원해 유진, 삼표, 아주 등 대형 레미콘기업들의 레미콘 출하를 저지하고 있어 사실상 모든 레미콘 공장이 ‘올스톱’된 상태다.

14개 대형 레미콘기업 모임인 한국레미콘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오전에 파악해본 결과 중소업체들의 저지로 대형사도 다들 생산을 못 하고 있다”며 “같은 업계에서 살아남으려고 한다는데 물리적인 충돌을 일으키면서까지 강제로 뚫고 나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레미콘 업체와 시멘트 업체, 건설업체 대표들은 이날 오후 과천 지식경제부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시멘트·레미콘의 가격과 레미콘 공급중단 해소 방안을 논의했으나 각자 이견을 좁히지 못해 아무것도 합의하지 못했다.

한 참석자는 “레미콘 공급중단을 우선 해제한 뒤 가격협상을 진행하자는 요청이 있었지만 가격 조정에 관한 의견 차이가 커 차기 회의 일정만 24일 오후 2시로 잡고 회의를 종료했다”고 전했다.

중소 레미콘업체들은 시멘트 업계가 올해 초 톤당 시멘트 가격을 6만75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인상한 것을 철회하거나 인상폭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시멘트 가격이 오르는 만큼 건설업체들이 레미콘 가격을 ㎥당 5만6000원에서 6만500원 수준으로 인상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 업체들은 가격을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을, 건설업체들은 레미콘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을 각각 고수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3자가 각자 입장만 확인한 채 이틀 뒤로 협상을 미룸에 따라 레미콘 공급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레미콘의 최대 수요자인 건설업체들은 예고된 조업중단에 대비해 레미콘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앞당겨 마쳤거나 최대한 뒤로 미루고 다른 작업을 우선 진행하고 있지만 일정 기간을 넘기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레미콘은 바로 가져다 써야 하는 자재지만 공정 순서를 조정해 당장 3~4일 정도는 무리 없이 건설현장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5일을 넘어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염려했다.

현재 겨울철 공사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지방 관급공사는 지역 중소업체에서 생산한 레미콘에 거의 의존하고 있어 곧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현장도 나올 수 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시멘트 제조 계열사를 보유한 대형 레미콘사까지 사실상 조업을 중단한 것을 놓고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가 짜고 건설업체들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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