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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배려…한국축구 ‘홍명보 리더십’ 통했다
엔터테인먼트| 2012-02-23 11:49
“이런 선수들을 이끄는 감독이라는 사실이 영광스럽다.”

홍명보(43) 한국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7회 연속 올림픽 축구 본선 진출 쾌거를 달성한 뒤 밝힌 소감은 선수들을 향해 있었다. 22일(현지시간) 오만 시브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오만전에서 3대 0 완승으로 본설 진출을 확정한 후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으며 기쁨을 만끽한 것도 잠시. 홍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웃음기를 거두고 특유의 담담한 표정으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우리 선수들에게는 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돌발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아주 영리하고 냉정하게 침착함을 잃지 않고 경기를 이끌어줬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에게로 돌렸다. 이어 그는 “선수들에게 고맙고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이 중동 텃세를 심하게 겪은 뒤라 더더욱 그는 선수들을 품었다. 평소 선수들에게 존댓말을 쓰며 배려하기로 유명한 존중과 배려의 ‘홍명보 리더십’이 다시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사실 홍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을 맡아 초반에는 고전했다. 23세 이하 선수 가운데 국가대표팀과 주요 선수가 겹치는 바람에 원하는 선수를 마음대로 골라 쓸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매 경기 베스트 11을 확정짓지 않고 선수들의 무한 경쟁을 유도했다. 이름이 알려진 선수보다는 경기 당일 컨디션 쾌조를 보이는 선수를 선발해 쓰면서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지장(智將)’은 그 과정에서 오는 실패는 모두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질책보다는 칭찬이 앞섰다. 지난 6일 사우디와의 4차전에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엔 낙심한 선수들에게 “패하지 않았으니 고개 숙이지 말고 당장하게 나가자”고 격려했다.

그는 평소 합숙훈련 때도 선수들에게 복장, 생활 등 기본적인 것 외에 간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자율적인 스타일은 어려움 없이 자란 월드컵세대 선수들의 마음을 따라오게 만들었다.

홍 감독의 이런 리더십과 적절한 선수를 발굴해 쓰는 지략이 무패 행진을 만들며 올림픽 최고 성적까지 꿈꾸게 한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2006년 독일월드컵 코치,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거쳐 이제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런던 올림픽을 향한 그의 꿈과 국민들이 거는 기대가 다르지 않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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