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전기계량기만 봐도 재무 알수 있죠”
뉴스종합| 2012-02-24 12:01
15년간 실무 경험‘관록의 재무전문가’

대학생 대상‘애널리스트 스쿨’운영도


올해로 예순인 이정조<사진>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경제 관련 박사학위를 따지도 않았고,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갖고 있지 않다. 금융권에선 실무에서 잔뼈가 굵은 ‘관록의 재무전문가’로 통한다. 

이 대표는 1980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양투자금융에 입사하면서 15년간 투자기업 심사 업무를 전문으로 일하다가 1995년에 재무컨설팅 전문업체인 리스크컨설팅코리아를 세웠다.

이 대표는 “15년 동안 실무에서 일할 당시엔 회계투명성도 부족한 때인데도 거래한 기업 중에 부도가 한 건도 없었다. 그 이후로 저의 닉네임이 ‘부도박사’, ‘걸어다니는 심사부’로 불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리스크 관리 철학을 설명하면서 과거 부도한 기업 등 실패사례를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성공으로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수년간 실패 기업 사례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온 것이 가장 큰 자산이다. 실패한 회사를 많이 보다 보면 누구보다 시장변화에 민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패 사례를 묶어 ‘이런 회사가 부도난다(1996)’란 책도 오래 전에 출간했다.

또 그는 기업의 리스크 분석에서 현장에 직접 가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그 기업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기 전에 공장에 직접 가서 전기계량기의 수치를 체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노하우를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리스크컨설팅에서 기업분석가를 꿈꾸는 일반인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애널리스트 스쿨’(연세대 경영대학원 공동)도 개설, 실무 위주의 회계 및 재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대학생들에 한해서는 수강료를 취업 후에 지불하도록 해 참여의 폭을 넓혔다.

이 대표는 “작품을 만든다는 심정으로 대학생들에게 실무에 바로 투입되고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 수업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외국에서 하는 것을 따라가기보다는 지식산업에서 자체적으로도 세계 최고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은행이나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70, 80%가 재무제표를 볼 줄 모르는 현실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사건이 다 벌어진 다음이 아니라 사전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줘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상장하려 하는 회사들을 대상으로 시작 초기에 신용평가를 받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5년 뒤 65세가 되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프리랜서 애널리스트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철저히 이용자 중심으로 기업에 대한 살아있는 멘토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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