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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전부 사라질 것” 남성멸종론 의학적 실체 밝혀보니…
뉴스종합| 2012-02-25 10:13
얼마 못 가 남성이 멸종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섬뜩한 전망은 기우였다.

그간 일부 인류학자들이 “앞으로 남성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며, 생물학적으로 우월한 여성이 인공적인 생식을 통해 인간의 생존을 보장할 것”이라던 ‘남성멸종론’이 별 가능성 없는 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태아를 남성으로 결정하는 Y염색체가 점점 쇠퇴하고 있어 빠르면 몇만년, 멀게는 몇백만년 안에 멸종하고 말 것이라는 연구들이 최근 종종 발표됐으나 Y염색체의 쇠퇴 속도가 그처럼 빠르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22일 보도했다.

남성 멸종론은 양성생식 생물의 성별을 결정하는 X염색체(여성)와 Y염색체(남성)의 유전적 특성에서 비롯됐다. 



인간의 염색체는 모두 23쌍 46개로, 부모에게서 각각 절반씩을 물려받는다. 여성은 성 염색체 ‘XX’를 포함해 23쌍 모두가 상동염색체이므로 아버지(XY)와 어머니(XX)에게서 각각 하나씩의 X염색체를 물려받아 짝을 이루지만, 남성 염색체는 ‘X-Y’ 조합이 될 수밖에 없다.

세포들은 감수분열과 재조합 과정에서 상대의 염색체와 유전정보를 뒤섞는 방식으로 유전적 결함을 고치며 진화하는데, Y염색체는 그럴 기회가 없어 퇴화해왔다. 오늘날 인간 Y염색체에는 2억~3억년 전 X염색체와 분리돼 진화를 시작했을 당시와 견줘 가장 젊은 유전자 3%만 남아 있다. 학계는 이런 ‘유전자 상실’을 근거로, 결국 남성이 멸종될 것이라 예측했었다. 

앞서 2004년 미국에서는 남성멸종론을 제기한 ‘아담의 저주’(Adam‘s Curse: A Future Without Men)의 저자는 브라이언 사이키스(옥스퍼드대 인류유전학 교수)도 “수컷을 잃었던 많은 종처럼 인간종 또한 남성멸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경고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제니퍼 휴스 박사가 이끄는 미국 연구팀은, 약 2500만년 전 인간과 갈라진 붉은털원숭이의 Y염색체 유전자 배열이 현생인류의 그것과 놀랄 만큼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인간 Y염색체의 유전자 상실이 거의 없었으며 퇴화가 사실상 멈췄다는 뜻이다. 이전까지 인간 Y염색체의 비교연구 대상은 약 600만년 전 인간과 갈라진 침팬지였다. Y염색체가 이처럼 안정된 것은 진화의 자연선택 과정에서 더이상의 ‘유전자 상실’이 생길 경우 유기체(인간)가 멸종될 수 있을 만큼 필수 유전자들만 남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휴스 박사는 “이번 발견은 Y염색체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생쥐와 쥐, 마모셋(중남미에 사는 작은 원숭이), 주머니쥐 등 인간과의 유연관계가 보다 먼 포유동물의 게놈지도를 해독해 남성 염색체의 더 먼 진화 역사를 밝힐 계획이다. 이들은 그러나 Y염색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아직까지 남성의 미래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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