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A시대에서 살아남기 <4> 부품산업
소재등 中企 수출 늘어날 듯
대기업 납품 하청업체도
간접 매출증가 기대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을 계기로 국내 부품, 소재, 기계, 제조부문 중소기업들의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다음달 15일 발효되는 한-미 FTA가 중소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개도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낮은 섬유, 직물 등 경공업 보다는 긍정적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며 적용받는 관세는 최대 17%인데 이것이 철폐되면 높은 가격경쟁력이 기대된다.
대기업에 부품 및 소재를 납품하는 중소제조업들은 대기업 제품의 수출, 판매 확대로 인한 간접 매출증가 가능성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산업은 자동차 분야 수출액 중 37.8%정도이다. 정부는 한-미 FTA를 통해 중소업체들의 부품 수출이 연평균 1억3000만 달러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부품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맡아 5000여개 기업, 30만명이 종사하고 있다. 특히 900개에 달하는 1차 납품업체 수는 89.9%가 중소기업이다. 볼트 및 너트, 엔진블록, 에어백 등의 관세는 발효 이후 즉시 철폐돼 일본이나 중국보다 가격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기계 산업은 최대 9%인 관세가 철폐된다. 정부는 연간 약 2억9000만 달러의 대미 수출증대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미국으로 부터 수입하는 주요 기계장비의 필수부품 단가도 낮아져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에 전자제품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생산하는 LED 패널이나 조명 등은 대기업이 필요한 소재로, 수출증대 여부는 완제품 회사들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한-중 FTA에 대해선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중국 교역은 중간재와 가공무역 중심으로 전자부품, 산업기계의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수출품목 1위인 전자부품의 수출규모는 지난해 382억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크게 늘었지만 한-중 FTA가 발효되면, 의외로 교역규모 증대가 미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자부품을 대기업에 납품하는 한 관계자는 “각국의 시장개방에 적극 대응하려 노력하고 있다. 대기업 측 매출 물량증대가 예상돼 현재 라인 증설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공장자동화 설비 제조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FTA를 체감하지 못해 이렇다 할 준비는 하지 않고 있지만 절반이 해외 매출인 우리기업으로선 FTA가 장기적으로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연구개발 투자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FTA 활용지원센터 운영, 무역조정지원, 사업전환지원 등 각종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국제협력과 김봉덕 서기관은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수출지원센터를 운영하고 기업들의 수출마케팅, 역량강화 등에 중점을 둬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