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은행권 지각변동…더이상 절대강자는 없다
뉴스종합| 2012-02-28 11:22
은행권 지각이 흔들리고 있다. 진원지는 하나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다. 하나금융은 외환업무 분야의 아성,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제 1 금융그룹에 도전할 태세다. 출범을 앞둔 농협금융은 2000만명 지방 고객과 전국 최다 지점을 확보한 농협은행을 앞세워 시장잠식을 노리고 있다.

▶은행권은 춘추 전국시대(?)=은행권은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 전국시대로 접어들었다. 성장잠재력을 예측할 수 있는 자산과 점포 수를 보면 불변을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자산 현황을 보면 국민은행이 자산 276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불과 십수조원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농협과 기업, 하나은행도 맘만 먹으면 언제라도 자산 200조원에 도전할 수 있다. 점포 수에서는 농협과 국민은행이 각각 1172개, 1165개로 선두권이고 신한, 우리가 각각 965개, 949개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긴장하는 은행계=하나금융이 소매금융의 강자 하나은행에 더해 기업금융 부문의 오랜 실력자, 외환은행을 품게 되면서 금융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 개로는 모자라 보였던 그룹이 두 개의 날개를 달면서 비상을 점치는 분위기다. 더욱이 백전노장의 영업통 김정태 하나은행장을 차기 그룹회장으로 추대하고, 정통 경제관료에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을 외환은행장으로 내세움으로써 금융계는 하나금융의 폭발력을 짐작키 어렵다는 평가다.

금융계는 곧 출범하는 농협은행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촘촘한 지방 네트워크의 농협이 수도권 영업을 강화할 경우 소매금융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 우리, 신한은행은 소매금융의 고삐를 당기지 않을 수 없다.



▶승부수는 복합금융과 글로벌 사업=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권 패권 싸움의 승부는 복합금융과 글로벌 사업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불안한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은행들이 당분간 대출자산을 늘리는 등의 자산 경쟁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예금과 투자가 혼합된 형태의 복합금융을 강화하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해 해외지점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을 품은 하나금융의 출범에 농협금융까지 가세해 은행권은 이제 절대강자없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이와 관련해 금융계는 또다시 하나금융을 주시하고 있다.  김정태 차기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보내는 경계의 시선이다. 김 회장 내정자는 백전노장 영업통이다. 특히 은행장과 증권CEO를 거치면서 금융 전반의 흐름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장 유망한 복합금융시장에서 그의 경력이 화려하게 빛날 것이란 데 전문가들은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하나금융의 해외점포 사업도 폭발력이 크다. 하나금융은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등지 현지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등 최근 수년간 아시아역내 사업을 강화해왔다. 더욱이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국내 최다 해외점포를 확보한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게 됐다.

<윤재섭 기자> /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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