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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소개한 ‘길냥이’만 300여마리, ‘고양이엄마’ 유주연씨
뉴스종합| 2012-03-03 13:28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서 낚시줄에 묶여 불에 탄 고양이가 발견됐다. 2010년에는 ‘은비’라는 고양이를 10층으로 던져 죽게 한 일도 있었다. 고양이에 대한 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고양이 입양보호소 ‘나비야 사랑해’를 운영하며 ‘고양이 엄마’로 불리는 이가 있어 화제다.

서울 용산구 용산동의 한 주택. 33㎡(25평)가 조금 넘는 이곳에는 약 40마리의 고양이가 산다. 2007년 유주연(39ㆍ여)씨가 개인적으로 시작한 이곳은 현재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조를 나눠서 고양이들을 관리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다음카페나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고양이들의 상태를 체크한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정기적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길에서 태어났거나 사람에게 버려진 고양이들을 서울지역의 ‘캣맘’(길에 사는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도움을 주는 사람들)들이 보호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이곳 보호소로 보낸다. 치료가 끝난 후에는 고양이를 키우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입양을 연결해준다. 유씨는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키우면서 입양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운영에 도움을 주고 체계적으로 입양관리를 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고양이들의 입양 절차는 복잡하다. 키우길 원한다고 아무에게나 보내는 것이 아니다. 입양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생활방식, 혼인여부 등을 자세하게 조사한다. 사전에 신청자의 집을 방문해 입양을 보내도 될 만한 환경인지를 꼼꼼히 따진다. 또한 입양 후에도 지속적인 연락과 가정방문을 통해 고양이들이 살아가는 것을 확인한다. 자원봉사자 홍성미(34ㆍ여)씨는 이처럼 까다로운 기준을 세우고 관리를 하는 이유를 “고양이를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또한 홍씨는 “호기심에 고양이를 입양했다가 성장하거나 가족의 반대 등의 이유로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한번 버림 받은 고양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키울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운영하다보니 힘든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원봉사자들이 보호소 관리를 도와주고는 있지만 운영에 드는 비용들은 대부분 유주연 씨 개인의 힘으로 마련하기 때문이다. 보호소의 월세와 40마리가 넘는 고양이들의 사료값만 한달에 2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거기에 고양이들이 아프기라도 하면 수십만원의 병원비가 든다. 간혹 카페(http://cafe.daum.net/kittenshelter/)를 통해 후원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부정기적이고 운영에 필요한 금액에는 턱없이 모자른다. 유씨는 “개인적인 힘으로 보호소를 운영하고자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마옴놓고 고양이들을 보호하고 입양할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유씨는 “만약 정기적 후원이 이뤄진다면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관리를 해 ‘나비야 사랑해’를 사단법인으로 만들 것”이라며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고양이들을 보호하고 필요한 곳에 입양시키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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