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이 5일 위안화 환율 변동 폭 확대를 시사한 것은 성장의 속도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균형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나름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전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7.5%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나온 후속 조치의 성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위안화 환율 폭이 확대될 경우 중국 정부의 환율 개입은 축소돼 위안화 절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우 행장은 “중국의 산업구조 조정과 무역수지 흑자 축소 등으로 위안화 환율이 적정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위안화 환율의 변동 폭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밝혔다.
런민은행은 2007년 5월 달러에 대한 위안화의 변동 폭을 종전의 0.3%에서 0.5%로 확대했다.
영국 런던 소재 아비바인베스터스의 제러미 브레윈 신흥시장채권운용책임자는 “정상적인 환거래일 경우 환율에 공격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건설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뉴욕 소재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앤드코의 윈틴 신흥시장전략책임자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이 위안 환율 변동 폭을 매우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이 올해 성장 목표치를 7.5%로 낮춰 잡은 것이 세계 경제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경제 불균형 시정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영국 노팅엄대의 스티브 장 중국정책연구소장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와 외부 경제학자 모두가 ‘균형 회복’의 필요성을 밝혀왔다”면서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면 당연히 성장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