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33년 정통 ‘하나맨’ 김종준의 화려한 친정 복귀
뉴스종합| 2012-03-06 11:37
외부에선 ‘깜짝 카드’라고들 했다. 하지만 내부선 고개를 끄덕인다. 수긍의 의미다. 그의 진면목이 여러 이유로 다소 덜 알려진 탓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내정자는 부행장을 거쳐 2009년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주력 회사에서 덩치가 작은 관계사 CEO로 옮겨 갈 경우 대개 그 자리가 종착역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젊은 CEO(최고경영자)’론을 등에 업은 50대 초반의 젊은 부행장들이 하마평에 올랐고 그는 유력 후보군에서 한 발 비껴난 걸로 비쳐졌다.

하지만 한 하나금융 관계자는 “내부에선 김 내정자의 낙점을 어느 정도 예견했고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의 내력을 찬찬히 보면 ‘하나은행 호(號)’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4대 은행장이 될 정도면 실력과 노력은 기본이다. 여기에 운이 따라야 한다. 운은 타이밍이고 상하 간 궁합이다. 그게 없이는 은행장되는 게 불가능하다. 그가 최적임자로 보이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1980년 하나금융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그는 33년째 정통 ‘하나맨’이다. 은행 영업의 두 축인 가계와 기업담당 부행장을 모두 거쳤다. CEO로 옮겨간 지난해 하나캐피탈에선 창사 이래 최대 실적(순이익 434억원)을 거두기도 했다. 은행ㆍ비은행 모두에서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실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김승유 현 회장과 김정태 차기 회장 두 사람 모두의 ‘복심(服心)’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997년 김승유 회장의 하나은행장 재임 당시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정태 은행장과는 가계영업 부행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휴머니스트란 점도 강점이다. 술을 잘 못하면서도 정이 많고 소통에 능하다. 원만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평가받는다. 조직의 안정과 화합을 다지는 데 최선이다.

김 내정자는 부담감을 말한다. “중요한 시기에 친정(은행)으로 3년 4개월 만에 돌아와 마음이 무겁다” 면서도 “하나금융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하나은행이 주축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조언도 듣겠다”고 밝혔다.

금융그룹의 은행장이란 어려운 자리다. 은행에선 1인자지만 그룹에선 2인자나 3인자다. 카리스마와 조화가 동시에 요구되는 자리다. 새롭게 거듭날 하나금융의 한 축을 담당할 김 내정자가 어떤 색깔을 낼지 금융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하남현 기자>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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