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믿었던 향토 소주업체에 발등 찍힌 격” 대선주조 ‘즐거워예’ 함량미달 소줏병서 이물질 발견
뉴스종합| 2012-03-06 12:35
골프관련 사업에 종사해오던 김 모(42세)씨. 지난 1월 중순 가까운 후배와 저녁을 먹기 위해 부산 자갈치시장내 모 횟집을 찾았다.

신선한 회와 함께 평소에 좋아하던 대선주조 소주 ‘시원’을 주문하려 했지만, 같은 회사에서 저도주가 나왔다는 후배의 귀띔에 ‘즐거워예’를 시켜 마시게됐다. 20년을 넘게 부산의 향토소주 ‘시원’을 마셔왔기에 저도주 신제품도 거리낌없이 마시게 된 것이다.

평상시처럼 4~5병을 후배와 정다운 대화속에 마신 후, 소주 한병을 추가로 주문했다. 아무런 생각없이 점원이 가져다준 소줏병을 집어들고는 이내 깜짝 놀랐다. 개봉하지 않은 병속에 담긴 소주가 5분의 1정도 사라지고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김 씨는 병속을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미세한 검은 가루물질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횟집 주인을 불러 항의하고 곧바로 대선주조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고객센터에서는 주말이라 담당자 방문이 어렵다며,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20년 이상 부산 소주를 애용해왔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병속에 소주만 가득했어도 모르고 마실뻔 했다는 생각이 들자 몸서리가 쳐졌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분한 마음까지 들었다.

이틀후, 소주회사 직원이 찾아와 상황을 확인하고 불량제품임을 확인했다. 위로조로 같은 제품을 얼마정도 제공할테니 문제의 불량제품을 회수해달라고 종용했다. 증거가 될 제품의 회수에만 관심이 있는 모양새에 불쾌한 마음이 들어 거절했다. 그대신 회사 대표가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회사측의 대응은 없었기에 소비자단체에 신고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김 씨는 평상시 부산 대선소주를 애용해오던 소비자였지만 이번 이물질 사건 이후로 지금까지 대선제품의 소주를 먹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센터에까지 신고하고 인터넷에도 상황을 알리는 글을 게제했지만 회사측의 성의있는 대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명예훼손에 의한 게시물 삭제 요청만 해와 끝끝내 실망을 줬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김 씨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향토소주를 사랑하는 부산사람들을 더이상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면서 “부산시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물질 소주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반성과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대선주조측은 “김 씨의 요구대로 회사 대표가 직접 사과하기로 결정하고 연락을 취하려고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초기 소비자센터의 미흡한 대응도 문제였고 이물질 소주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