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융지주 사외이사 ‘물갈이’는 없었다
뉴스종합| 2012-03-07 11:11
대폭 예상 불구 소폭 그쳐
KB 임기만료 5명 재선임
신한금융도 4명 연임 추천
‘안정’에 방점 대부분 잔류


금융지주 사외이사 교체가 소폭 수준에 그쳤다. 애초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각 지주사들마다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들이 많아 대폭 ‘물갈이’가 예상됐으나 결과는 대부분 잔류였다. ‘안정’에 방점을 두고 진행된 최근 금융지주의 경영진 인사와 일맥상통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5명(이경재ㆍ함상문ㆍ고승의ㆍ이영남ㆍ조재목 )을 모두 재선임키로 하고 황건호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과거 황영기 전 회장 강정원 전 행장 시절부터 사외이사를 지낸 이들의 교체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모두 유임이었다. KB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국민은행 노조집행부는 사외이사를 추천하겠다고 나섰다가 추천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를 철회하는 등의 홍역을 겪기도 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이달 22일로 임기가 끝나는 윤계섭, 필립 아기니에, 이정일, 히라카와 하루키 등 사외이사 4명의 1년 연임을 재추천했다. 애초부터 신한금융은 한동우 회장이 지난 3월 취임하면서 사외이사 진용을 새롭게 꾸렸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 모두 3월 주주총회 때 임기가 끝나지만 교체폭은 3명 안팎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의 경우 정해왕ㆍ조정남 이사의 경우 하나금융 내부 모범규준에 따라 퇴진하게 돼 있다. 정해왕 전 금융연구원장은 올해 3월로 재직기간 상한인 5년을 모두 채우기 때문에 모범 규준에 따라 물러난다. 지난해 11월로 만 70세를 넘긴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은 이사 연령을 70세로 제한한 하나금융 내부 규정에 따라 명예 퇴진한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사외이사 1명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이를 철회해 웃지못할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도 7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의 임기가 만료돼지만 역시 교체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2008년과 2009년에 선임됐다. 방민준 뉴데일리 부사장과 신희택 서울대 법대 교수는 4년간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이두희 고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헌 시민과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3년간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중 일부 이사는 교체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다수 사외이사가 2008년 이팔성 회장 취임 이후 선임된 만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하나금융, 신한금융, 농협금융지주 등이 최고경영진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 추천을 본인들이 하는 현실에서 대폭 교체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거수기’ 노릇을 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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