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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의 진실은?…희귀 바위VS흔한 바위
뉴스종합| 2012-03-08 17:09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강정 구럼비 해안가 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구럼비 바위의 ‘진실’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구럼비를 발파하는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인 ‘세계적 가치를 지닌 희귀바위’라는 설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

앞서 구럼비 해안 발파 반대했던 한 파워트리안(@mettayoon)은 7일 자신의 트위터에 “구럼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이고 생물권보전지역입니다”라고 올리자 리트윗을 통해 “해군이 유네스코 지정 유산을 파괴하려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바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럼비 바위’ 자체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도, 생물권보전지역도 아니다.

▶구럼비는 유네스코 지정 유산이 아니다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자 생물권보전지역이긴 하지만, 강정마을과 구럼비 바위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7일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은 우리나라에 한라산, 성산일출봉, 검은오름용암동굴 3곳 뿐이며 구럼비 바위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 일대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지만 강정마을 일대는 포함되지 않는다. 제주도에 지질유산으로 포함된 곳이 몇 군데 있지만 구럼비 바위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해군 제주기지사업단장도 구럼비는 ‘희귀 바위’가 아니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그는 ‘구럼비 바위’는 ‘까마귀쪽나무’를 뜻하는 제주방언이라고 설명하며 “구럼비 바위는 특정지역의 희귀한 바위가 아니며 제주전역에 흔하게 보이는 까마귀쪽나무을 뜻하는 일반 보통명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단체가 주장하는 제주해군기지가 보호생물을 죽인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복합미항 건설부지 주변에서는 보호생물인 연산호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 붉은발말똥게 등과 같은 보호동물은 유사환경으로 이식하고 있다”며 “공사 현장의 부유물도 자연보호구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구조물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군기지 건설로 파괴된다고 논란이 된 ‘올레7-3길’은 해군기지 계획 이후 일부 단체가 임의로 지정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윤태정(57) 전 강정마을 회장도 “애당초 ‘구럼비 바위’라는 명칭은 없었다”며 “기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신성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연결한 김영민 전력정책관 소장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2007년 정부 때 타당성이 있어서 시작을 한 것이고 구럼비는 2009년 문화재청에서 조사 결과 보존가치가 크지 않다고 평가받았다”며 “구럼비는 195만 킬로미터 제주해안 전체에 산재되어 있다. 그래서 이것은 보존가치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일부 수변공원을 구럼비 바위를 보존할 계획 등 환경보전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서 구럼비 발파 반대에 참여하는 문정현 신부의 이야기는 달랐다.

▶구럼비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 =문 신부는 ‘구럼비 바위는 제주도 해안에 널린 바위다’라는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는 여러 갈래로 있지만 구럼비 바위는 1.2km에 이르는 그야말로 통바위다. 이 바위를 죽은 걸로 생각할 수 없다. 거기에서는 샘물이 솟아나오고 온갖 희귀식물들이 있다. 이것은 값으로 매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구럼비 바위는 ‘흔한 바위다’라는 해군의 설명에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국가의 안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파괴될 수 없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구럼비 발파로 인해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자 7일 긴급 호소문을 내며 공사를 일시 멈춰줄 것을 요구했으나 해군은 8일 제주기지 구럼비 해안 주변에서 낮 12시 26분부터 10분 간격으로 6차례나 추가 발파를 잇따라 시행했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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