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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동 유괴女 어떻게 잡히게 됐을까?
뉴스종합| 2012-03-08 17:46
지난 3일 서울 성북구에서 5세 남자 아이 B군을 유괴해 경상남도 양산까지 데리고 간 A(50ㆍ여)씨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도대체 경찰은 어떻게 해서 5세 남자아이를 서울 성북동에서 유괴해 직선거리로 300km나 떨어져 있는 경남 양산까지 데리고 간 A씨를 사건 발생 3일만에 붙잡을 수 있었을까.

일단 A씨는 아이를 성북동에서 유괴해 서울 명동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A씨의 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A씨는 딸을 만날 수 없었다. 이후 A씨는 다른 택시를 타고 서울 동서울터미널로 갔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대전까지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고속버스를 타지 못하고 A씨는 다시 동서울터미널 인근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이후 A씨는 택시를 타고 대전 옆 옥천까지 가서 내렸다.

택시에서 A씨는 B군에게 “엄마라고 불러봐”라며 세뇌까지 했다.

A씨는 남편 C씨에게 전화로 양산까지 갈 수 없으니 옥천까지 와 달라고 했고, A씨와 남편 C씨 그리고 서울 성북동에서 유괴된 B군은 옥천에서 첫 조우를 했다. 이후 A씨의 가족들은 B군이 먹고 싶다면 피자, 김밥 등 모든 것을 다 사주며 며칠을 보냈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지난 3일 이후 B군을 찾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일단 아이 상실로 인한 정신장애자는 물론 동일 수법의 범죄자 검색, 버스, 택시기사를 만나고 성북동 인근 점포 등을 집중 탐문했다. 또 전단지를 배포하는 것과 함께 강아지 관련 병원이나 샵 등을 다 들리기도 했다.

경찰만 200여명이 투입됐고, 지원 형사만 50여명이나 됐다.

CCTV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명동에 있는 모든 CCTV를 검색해 보기도 했다. 서울 명동에는 약 1000개의 CCTV가 있다.

A씨를 태운 택시기사의 증언, CCTV 영상 등을 통해 경찰은 A씨를 찾아 낼 수 있었다.

2005년 A씨와 C(52)씨는 서로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 와중에 A씨는 임신을 하게 됐고, 출산 중 아이를 사산하고 말았다. 당시 내연관계였던 C씨와 헤어질 것이 두려웠던 A씨는 “아기를 낳아, 언니에게 맡겼다”는 거짓말을 했다. 당시 가정이 있었던 C씨는 아이를 언니집에 맡겼다는 A씨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아기를 낳은 줄로만 알고 있던 C씨는 곧 당시 부인과 이혼했고, A씨 역시 이혼한 뒤 지난 2010년 초부터 같이 살기 시작했다.

남편C씨는 A씨에게 합쳤으니 “아기를 데려오라”고 했지만, A씨는 “둘째딸이 주의력결핍장애가 있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당분간 아기가 언니집에 있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두 가정이 새로 합치면서 딸들과 A씨의 갈등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C씨는 A씨가 하자는 대로 내버려 뒀다.

이후 남편은 아이가 학교갈 나이가 됐으니 데려오라고 A씨에게 재촉했다. 급박해진 A씨는 아기를 입양 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A씨는 지난 3일 양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서울 성북동에서 B군을 유괴하게 됐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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