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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 반장선거 1시간 15만원 사교육 등장
뉴스종합| 2012-03-09 10:14
서울 강북지역의 유명 사립초등학교 6학년 김모(13) 군. 그는 요즘 강남의 스피치 학원에 다닌다. 곧 치러질 반장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곽 군은 “우리 반 인원이 총 36명인데 이번 반장선거 후보자가 19명이다. 반장이 돼 학급회의를 진행하는 경험 등이 멋있어 보이고 나중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출마하게 됐다. 어머니가 입소문을 듣고 강남의 유명학원에 등록시켜주셨다”고 말했다.

선거 열풍이 뜨겁다. 총선이 아닌 일선 초등학교에서 치러지고 있는 반장선거다. 한 학급 인원 절반 이상이 출마후보자다. 반장선거 대비 사교육은 해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간다. 전직 아나운서에게 발성 연습을 받는가 하면 전문가에게 연설문 작성을 의뢰하기도 한다. 반장선거대비 단기속성 강좌가 생겨나고, 선거 직전엔 1시간에 15만원에 달하는 1:1 코칭을 받기도 한다.

뜨거운 열기의 이유는 뭘까. 학생ㆍ학부모들은 한 목소리로 “스펙관리”라고 말한다.

▶반장선거 대비 1:1강의, 1시간에 15만원 =서울 강남 A 웅변학원은 개학 시점에 맞춰 반장선거 및 전교회장 선거 대비 단기 강의가 진행 중이다. B학원은 선거에 출마하는 학생을 대신해 연설문까지 작성을 해주고 있다. 물론 비용은 별도다. 전교임원선거에 출마하는 학생을 위한 특별 강의도 있다. 3월중순부터 시작되는 전교임원 선거를 앞두고 수강 접수가 한창이다. 이 학원은 한 학교에서 전교 임원 선거 출마자 한명씩만 접수를 받으며 합격률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서울 뿐만이 아니다. 경기도 C교육원은 전교 회장 및 반장 선거반을 지난 2월부터 운영하며 한달에 총 8회, 1회당 90분씩 치러지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강료는 30만원 정도다. 

학원 한 관계자는 "1시간에 15만원을 코칭료로 받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스펙관리,면접ㆍ 구술고사 준비”…반장 경력은 대입用? =학부모들은 반장선거 열기의 이유에 대해 대학입시를 위한 이른바 스펙 관리와 면접 및 구술고사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말한다.

강남 모 학원에서 반장선거 대비 강의를 수강하는 딸을 기다리고 있던 학부모는 “입학사정관제에서 학급간부 경력이 반영되고 대학입시에도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그렇다보니 반장을 하려는 애들이 굉장히 많다”며 “학급 반장등을 맡아 회의 진행 등을 하다보면 발표력도 좋아지고 향후 대학입시 때 면접이나 구술고사를 볼 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스피치학원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남 학원가에서 만난 김모(11) 양은 “서로 선거에 나가려고 한다. 엄마도 학교 임원 경력이 나중에 대학 진학할 때 유리하다고 해서 나가보라고 권유했지만 이번엔 친구들이 너무 많이 나와 자신이 없어 못나갔다. 하지만 당선된 친구들이 멋있어 보이긴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ㆍ윤현종ㆍ정진영 기자 /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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