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신디 셔먼 ‘City Girl’ 추정가 4배인 74만달러에 낙찰
라이프| 2012-03-11 13:05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신디 셔먼(Cindy Sherman, 58)의 초기 사진작품이 추정가의 4배를 웃도는 높은 가격에 팔려나갔다.
뉴욕 소더비(Sothebys)에서 지난 9일(현지시각) 열린 현대미술(Contemporary Art) 경매에서 신디 셔먼의 1978년 사진 작품 ’무제 필름 스틸 #21’(Untitled Film Stills #21)이 74만6500달러(한화 약 8억3533만원, 경매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이는 추정가의 4배를 상회하는 가격이다.

이 사진은 가로 25.4cm, 세로 20.3cm로 우리들이 일상에서 흔히 쓰는 A4(21.3 x 29.7cm)용지 보다 작은 크기다. 이 사진은 소더비 측에 의해 추정가가 15만~20만달러가 매겨졌으나 열띤 경합 끝에 추정가의 4배가 넘는 가격에 팔려나갔다.
이 작품은 셔먼이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인 작가로 데뷔하면서 발표한 ’필름 스틸’시리즈의 21번째 작품이다. 작품 뒷면에는 ‘City Girl’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다. 뉴욕의 마천루를 배경으로 정장에 모자까지 쓴 여성이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한 이 사진(젤라틴 실버 프린트)은 총 10장이 인화됐고, 이번 낙찰작은 그 중 첫번째 프린트다.

미국 뉴저지주 글렌리지 출신인 셔먼은 1970년대 중반부터 팝문화와 대중매체에 관심을 갖고 사진작업을 시작했다. 1977년 처음 내놓은 ‘Untitled Film Stills(무제 필름 스틸)’시리즈는 1950~1960년대 미국 B급 영화에 등장했던 여배우들을 패러디한 작업이다. 이 시기 셔먼은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아이콘이자 영화 속에 등장하는 ‘금발머리 여배우’로 직접 변신해 자신의 모습을 촬영했다.

셔먼이 데뷔이래 시행한 작업은 모두 다섯단계로 구분되는데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이 과정을 모두 음미할 수 있는 셔먼의 회고전을 지난 2월부터 열고 있다. 전시에는 셔먼의 1977년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총 170점이 출품됐다.

특히 셔먼의 작품 중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며 그를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발돋움하게 한 ‘Untitled Film Stills’(1977–80)과 ‘centerfolds’(1981) 연작이 오랫만에 전시장에 대거 나와 이를 보기 위한 인파가 줄을 잇고 있다. 또 역사적인 인물의 초상을 다룬 작업(1988–90), 1980년대 초반에 촬영한 패션 사진, 성적 코드를 신랄하면서도 엽기적으로 담은 사진 등이 모두 망라돼 뉴요거들 사이에 ‘꼭 봐야할 화제의 전시’로 손꼽히고 있다.

한편 뉴욕 소더비 현대미술 경매에는 총 305점의 작품이 나와 대부분 추정가를 웃돌거나 추정가 범위 내에서 판매되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1983년에 제작한 유화 ’MONTAG’(86x 61cm)은 추정가가 25만~35만달러였으나 54만8500달러에 낙찰됐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의 조각 ’WICHITA MOBILE’(1973년작, 29.2 x 24.1 x 20.3 cm)은 20만~30만달러였던 추정가의 두배에 가까운 42만2500달러에 판매됐다. 또 앤디 워홀이 1985-86년 제작한 회화 ’SOMEBODY WANTS TO BUY YOUR APARTMENT BUILDING’(40.7x51 cm) 또한 7만~9만달러의 추정가를 뛰어넘으며 13만4500달러에 팔려나갔다. (사진제공 Sothebys)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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