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소름끼치도록 똑같아”…실제 사건과 ‘닮음꼴’ 화제 속 ‘화차’ 1위
엔터테인먼트| 2012-03-12 09:22
지난 2010년 6월 중순, 40대 여성 A씨는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20대 중반 여성 B씨를 부산으로 데려왔다. B씨는 다음날 새벽 살해됐고, A씨는 살인을 저지른 뒤 시신을 화장하고 자신이 숨진 것처럼 속인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한달전부터 A씨는 수십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사망처리된 자신의 신분 대신 B씨로 위장해 거액의 보험금을 받아 챙겨 연하의 남자친구와 함께 해외로 나가려다 덜미를 잡혔다. A씨는 재판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사체은닉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5년형에 처해졌다. 지난 3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죽음의 동행-인생을 훔친 여자의 비밀’편에 소개된, 이른바 ‘시신없는 살인사건’이다.

결혼을 앞둔 여성 용의자,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한 가짜 삶, 미상의 살인 사건. 방영 이후 SNS와 인터넷엔 “영화와 소름끼치도록 똑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가 1993년 발표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영화 ‘화차’(감독 변영주)가 이같은 화제 속에서 8일 개봉해 11일까지 68만명을 돌파하며 주말 극장가 흥행 1위에 올랐다. 


‘화차’는 어느날 사라진 약혼녀와 그녀를 추적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남자(이선균)의 부모집으로 인사를 가던 중 약혼녀(김민희)가 종적을 감추는 사건이 발생한다. 전직 형사까지 동원된 추적과정에서 예비신랑이 알고 있던 약혼녀의 이름과 신분이 모두 가짜이며 실종된 또 다른 여인의 것이었음이 밝혀진다. 결국 약혼녀 실종은 제 3의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음이 드러나고, 여기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에 쫓긴 두 여인의 막다른 인생 유전이 숨어 있었다. 


영화 속에서 약혼녀의 가짜 삶이 최초로 포착된 계기는 은행과 법률회사에서 작성된 문서 속 필체 때문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된 바에 따르면 A씨 역시 보험 수령 서류에서 발견된 서명과 필체로 인해 범행 혐의가 드러난다. A씨가 죽은 B씨에게 호의를 보여주며 계획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이나 A씨가 억대의 빚에 쫓기고 있었다는 점,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살아가며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려 했다는 사실 등이 영화와 놀랍도록 닮아있다. A씨는 타인의 태아 사진을 도용해 남자친구에게 임신했다고 속였으며 B씨의 이름으로 버젓이 운전면허 시험까지 본 것으로 방송은 전했다. 이 사건은 1심과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