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선수 18명이 23경기 조작...불법베팅 검은 유혹에 미래 망친 스타들
뉴스종합| 2012-03-14 11:09
검찰이 적발한 프로배구와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은 결국 연루된 스포츠 스타들의 몰락과 팬들의 깊은 실망을 낳으며 일단락 됐다. 이번 사건이 던진 충격파가 워낙 커 한동안 국내 프로 스포츠계는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릴 전망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인기 스포츠 스타들은 검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 한 채 위험한 선택을 했다 영구퇴출, 제명 등 미래를 통째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설마 하던 팬들도 우상과 같던 이들의 ‘배신’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 사건에서 프로선수 및 브로커, 전주 31명을 기소한 검찰은 추후에도 새로운 경기조작 단서가 나오면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기조작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에 따르면 전주와 브로커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프로 선수들을 포섭해 경기 조작에 나섰다. 고교 선후배 사이 등 일차적으로는 인맥을 활용했고, 가담 선수와 친분이 있는 다른 선수를 또 소개 받는 식으로 가담 세력을 확장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은 심판이나 관객 등이 승부조작을 눈치 채지 못하게 의도적으로 불안정하게 리시브나 토스를 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스파이크하는 수법으로 경기를 조작했다.

선수들을 경기조작에 끌어들인 브로커들은 배구의 경우 승률이 떨어지는 팀이 일정점수 이상으로 패했을 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배당방식을 활용해 선수들에게 필요한 점수 이상의 차이로 소속팀이 패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야구에서 구속기소된 LG 트윈스 투수 김성현은 모두 3차례의 경기를 조작해 700만원을 받아챙겼고, 같은 팀 박성현은 2차례에 걸쳐 경기조작에 가담해 5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배구와 달리 야구에서는 승부 전체를 조작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몸이 풀리지 않은 듯 첫 이닝 볼넷을 던지는 수법으로 경기를 조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를 통해 조작된 경기에 집중 베팅하는 방법으로 베팅에 성공, 거액의 배당금을 챙겼다. 선수들은 브로커들로부터 경기 조작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 하지만 돈을 받지 못하고 되려 뜯기는 경우도 생겼다.

선수들은 ‘검은 유혹’ 왜 못 뿌리쳤나=브로커들의 양동작전이 순진한 선수들을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빠뜨렸다. 회유와 협박을 번갈아 썼다. 게다가 어릴 적 인연과 친분으로 검은 마수를 숨겼다. 부친의 병수발 등 돈이 부족하던 프로야구의 김성현 선수는 승부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고교 야구팀 선배 김모 씨의 꾐에 넘어가 경기 조작을 저질렀다.

범죄에 가담한 게 되려 협박으로 돌아왔다. 경기조작 실패 등을 이유로 외부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이 이어졌다. 이런 김성현을 도우려 박현준도 경기 조작에 가담하는 등 가담 선수의 인맥을 따라 브로커의 마수는 더 뻗어갔다.

연루 선수들은 큰 죄를 저질렀다는 자책감과 앞으로 운동을 더 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관련 의혹이 나올 때마다 부인했지만 결국 검찰의 수사에 손을 들고 말았다.

◆연루 선수들 미래는 ‘암울’=다시 무대에서 이들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무죄는 재판 결과가 나와야 가릴 수 있지만, 스포츠 주관사들은 이미 검찰 수사 결과에 앞서서 이들의 영구제명 또는 퇴출 수순을 공식화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달 서울 상암동 연맹 사무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승부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선수들에게 영구제명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으며 이후 연루 선수에서도 동일한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13일 ‘경기조작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 부정행위 가담자는 영구실격하는 처벌규정을 신설해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소속구단인 LG트윈스로부터 퇴단 조치를 받은 김성현, 박현준 선수가 재판에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국내 리그와 미국, 일본, 대만 프로야구에서 선수, 지도자를 포함해 어떤 야구 관련 활동도 할 수 없게 된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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