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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네티즌 “망해라” “죽어라” 반일-반한 동영상 전쟁
뉴스종합| 2012-03-14 15:38
“일본인 여러분, 지진으로 한순간에 죽어주세요.”

“한국인 여러분, 공해로 괴로워하면서 죽어주세요.”

한일 네티즌간의 비난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수면 아래 잠겨있던 반일ㆍ반한 감정이 터져나와 이제는 서로를 향해 “망해라” “죽어라”라는 말을 서슴치 않고 있다. 그 동영상이 지금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 게재되며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일본의 최대 동영상 사이트 ‘니코동’에는 ‘한국인들, 공해로 괴로워하면서 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동영상 속의 한 남성은 미리 준비해둔 글을 어설픈 일본어로 읽어내려갔다.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이 남성이 이토록 서툴게 말을 하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앞서 한국인이 유투브를 통해 게재한 “일본인 여러분, 지진으로 죽어주세요”라는 영상을 똑같이 흉내낸 것이었다.

일본인 남성은 이 동영상에서 한류로 다져진 한국문화를 비방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이룬 경제성장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들을 꼬집고 있다.

특히 “한국은 곧 표절로 고소당해 몰락할 것이며 한국 문화는 대단치 않다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한 이 남성은 “‘한국이 무언가를 처음 한 나라’라는 가짜 문화가 퍼지는 것도 정말 싫다. 우리가 쌓아올린 문화가 상처받는 것도 싫고, 그렇게 당하는 것도 싫다”면서 극심한 반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뿐아니라 “한국은 공장이 우후죽순 쏟아지며 빈부차가 벌어졌고 가난한 사람들은 죽어가고 부자들은 느긋하게 살아가는 나라”라면서 “이런 발언으로 내가 공격받아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웃긴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 웃긴 행동이란 것은 한국인이 올린 반일 동영상을 꼬집은 것이었다.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 게재된 일본인의 반한 동영상


이 일본인이 올린 영상은 니코동뿐 아니라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를 통해서 퍼져가며 논란이 됐다. 이에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다음날 “동영상을 보고 불쾌하게 생각한 분이 계시다면 죄송하다. 나 나름의 블랙 농담이라고 생각해달라”라고 해명했다. 사실 이 역시 한국 남성의 행동을 따라한 것일뿐 진짜 사과는 아니라는 것도 네티즌들의 관측이다.

문제는 심각하다. 이 일본인 네티즌이 올린 동영상뿐 아니라 앞서 한국 네티즌이 올린 반일 동영상은 현재 나란히 유투브에 게재되며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양새가 되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 게재된 한국인의 반일 동영상 화면 캡처

앞서 이 한국인 네티즌은 동일본 대지진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지난 7일 유투브를 통해 “일본인 여러분, 지진으로 죽어주세요”라는 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미리 작성해둔 원고를 서툰 일본어로 읽어내려간 이 남성은 “일본인들, 안녕. 좋은 밤입니다. 당신들은 이미 피폭됐나요? 정말 무섭네요. 조만간 도쿄에 대지진이 발생해 당신들 모두 죽는 건가요? (하하) 그러길 바랍니다“라면서 ”사람을 죽인다는 상상을 할 때마다, 그는 일본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은 자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기분 좋네요. 이제부터 전 일본이 불행하길 기원하겠습니다. 계속 당신들을 지켜보면서 즐길 겁니다. 부디 한 순간에 죽길 바랍니다“라면서 저주 수준의 폭언을 퍼붓고 있다.

이 동영상이 유투브에 게재되자 일본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을 ‘2CH(2채널)’ 등 유명 커뮤니티로 퍼날랐다. 당연히 반한 감정이 일었다. 특히 최근 김태희 등 한류배우를 일본에서 몰아내자는 극우파들의 시위가 극에 달한 상황이었기에 이 같은 영상은 일본인들을 더 자극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누리꾼들은 물론 한국 네티즌들도 ”지금 일본은 대지진을 추모하는 분위기일 텐데 저런 말들을 저렇게 태연하게 할 수 있다니 정말 무섭다“는가 하면 ”같은 한국인으로서 정말 창피하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개념없는 소리를 공개적으로 떠들 수 있을까“라며 경악했다.

상황이 커지자 이 한국인 남성은 12일 “일본인들, 절 증오하지 마세요. 그냥 장난이었어요”라고 말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사과했으나 이는 이미 한일 양국 네티즌간 전쟁의 서막은 올랐다.

특히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 남성이 올린 이 영상을 영어로 번역해 자막까지 넣어 타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으며 유투브에도 이 같은 번역 영상이 여러 편 게재됐고, 번역 영상 안에는 자막으로 ‘이 남성의 말을 믿지 말라. 일본에 대한 증오를 품고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는 자막까지 첨부해 한국인의 야비한 폭언을 문제 삼고 있다.

한일 네티즌들의 이 같은 영상을 접한 각국의 누리꾼들, 특히 양국의 누리꾼들은 ”먼저 시작한 한국인도, 그렇다고 똑같이 따라 행동한 일본인의 대처방식도 좋아보이진 않는다“면서 양쪽 모두에게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가 하면, “한국인의 일본말은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듣겠다. 욕을 하려거든 말이나 제대로 배워라라”는 인신공격성 비난도 퍼부었다. 그런가하면 일본인 사이에서도 같은 행동을 한 일본 네티즌에 대해 ”모든 일본인이 저 사람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반한 감정이 공존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좀 유치하다“면서 조롱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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