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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난어선, 베링해에 기름 유출 야기"
뉴스종합| 2012-03-20 21:58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주(州) 주정부가 베링해에서 조업하다 화재에 따른 조난으로 연안에 좌초한 한국 원양어선의 연료 제거 작업이 지연돼 심각한 해양 오염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며 한국 측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고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추코트카주는 지난해 11월 베링해에서 조업하다 화재로 조난을 당해 추코트카 동부 아나디르스키 지역 인근 해안에 좌초한 한국 냉동 트롤어선 ’오리엔탈 엔젤(Oriental Angel)‘호에서 남은 연료가 유출돼 해양오염을 야기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선사측의 시급한 대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추코트카주는 19일(현지시간) 주정부 웹사이트에 올린 보도문에서 로만 코핀 추코트카 주지사가 모스크바에서 주러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와 만나 ’오리엔탈 엔젤‘호 처리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보도문에 따르면 코핀 주지사는 면담에서 “오리엔탈 엔젤호 연료 탱크에 942t의중유와 116t의 디젤유, 52t의 윤활유 등이 남아있다”며 “화재와 조난 과정에서 사고선박 선체에 파열이 생겼으며 연료가 밖으로 흘러나와 베링해로 흘러들 위험이 높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사고 처리 조치를 취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해당 해역에서 봄철이 시작되는 5월부터 얼음이 녹으면서 (유빙이 사고 선박과 충돌해) 선체가 파괴되면 기름이 유출돼 심각한 해양 오염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코핀은 “이같은 사고는 베링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힘은 물론 추코트카 연안 지역 환경과 연어를 비롯한 어류 이동 경로에도 영향을 미쳐 추코트카 지역 원주민들의 생업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출된 기름띠가 미국 해안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핀 주지사는 이같은 사고가 현실화할 경우 피해액이 46억 루블(약 1천8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코핀 주지사는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고 처리를 위해 현재 사고 현장에서 조사작업을 진행 중인 조사단에 전문가들을 확대 투입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정부측은 또다른 보도자료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가 두 차례나 추코트카주를 방문해 기름을 수거해 환경 재앙을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그 이후로 아무런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 냉동 트롤어선 오리엔탈 엔젤호는 지난해 11월 중순 베링해에서 명태잡이를 하다 선상에서 화재가 발생해 조난했다. 화재 이후 어선에 타고 있던 선장과 선원 등 89명은 쪽배를 타고 탈출해 인근에 있던 어선들에 구조됐으나 부선장 한상렬(사고 당시 49세)씨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한 채 배 안에서 숨졌다.

지난 1월 현지 재난 당국은 추코트카 인근 해역으로 밀려와 좌초돼 있던 사고 선박에서 한씨의 유해를 수습하는데 성공했으나 선박에 남아있는 연료는 아직 수거하지 못하고 있다. 오리엔탈 엔젤호가 좌초한 해역은 강추위로 바닷물이 얼어있을 뿐 아니라 악천후로 접근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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