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18대 與 싹쓸이…박원순 시장땐 野 몰표 … ‘바람’ 에 흔들리는 강북은 뚜껑 열어봐야
뉴스종합| 2012-03-27 11:19
역대 초접전 선거구 많아

막판 돌발변수가 최대관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정치권의 서울 강북 지역 표심에 대한 평가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이 싹쓸이했던 18대 총선, 또 야권이 압도적으로 승기를 잡았던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서울 강북 유권자들의 ‘갈대’ 표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서울 강북 지역의 표심은 겉으로는 ‘싹쓸이, 몰표’였다. 4년 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서울 강북 26곳 중 21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강남에 비해 야성이 강한 것으로 여겨졌던 강북 지역의 싹쓸이는 새누리당이 의석 과반의 제1당으로 도약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대로 지난해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야권 후보였던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압승이었다. 26개 지역구 중 용산을 제외한 25곳에서 박 시장이 승리했다. 3년 만에 강북 지역의 표심이 180도 달라진 셈이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는 ‘초박빙’이었다. 18대 총선에서 강북 지역을 싹쓸이한 새누리당,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이긴 야권 모두, 내용 면에서는 ‘간발의 차이, 신승’이었다.

18대 총선에서 1위와 2위의 득표율 차이가 10% 이내인 곳은 26개 선거구 중 15곳에 달했다. 심지어 단 수백, 수천표 차이로 당락이 엇갈리는 5%포인트 이내 ‘초접전’지역도 7곳이나 됐다. 4년 전 마포갑에서 강승규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노웅래 민주당 후보는 2.67%포인트, 1600여표 차이로 울고 웃었다. 도봉갑에서 신지호 의원과 김근태 전 의원 간 표 차이는 1270여표, 1.88%포인트에 불과했다. 또 종로(3.67%포인트) 성동을(4.91%포인트) 중랑을(3.98%포인트) 강북갑(3.6%포인트, 민주당 승리), 노원병(3.05%포인트) 등도 개표 완료 시점까지 섣불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지역이었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도 마찬가지였다. 겉으로는 박 시장이 95%에 해당하는 지역구에서 이긴 ‘압도적 승리’였지만 10개 지역구에서 득표율 차이 10%포인트의 접전을 펼쳤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여ㆍ야 거물급 중진이 나선 종로와 2세 정치인의 대결이 펼쳐지는 중구,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평가되는 용산 등 ‘도심 벨트’에서 새누리당의 상대적 강세가 눈에 띄었다.

이 같은 서울 강북의 특성은 이번 총선에서도 그대로 재연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평가다. 야권이 자신 있게 강세지역으로 꼽고 있는 4~6개 지역구를 제외하고 상당수 지역에서 박빙이 펼쳐질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최근 두 차례 선거 때와 달리 그 결과가 한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북풍(北風)이나 정권심판 바람 같은 막판 돌발 변수가 없는 한, 26개 지역구를 여야가 나눠 먹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애초 야당이 우세할 것으로 생각했던 강북 일부 지역구에서는 여론조사 때마다 오차범위 내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며 “최종 승패는 막판 바람의 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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