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2040 vs. 5070 대결, 집주인 對 세입자 표심 격돌
뉴스종합| 2012-03-28 08:50
민주당이 그간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에서 연전연패한 것은 좋은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19대 총선에서 대권후보 정동영(강남을),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국제변호사 임지아(서초을), 잠룡 천정배(송파을)를 전면 배치했다.

이 중에서 송파을은 전략적 요충지이다. 2010년 민주당의 강동 탈환, 분당 점령, 탄탄한 송파병 아성의 기세가 강남3구 중심부로 향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이다. 과거보러 가던 호남, 영남 사림의 자제들이 출사를 위해 한양으로 가느냐, 낙향하느냐의 기로 였던 문경세재 같은 곳이다.

신라-백제 전투로 치면 황산벌 같은 가락시장, 대야성 같은 잠실아파트를 놓고, 4선의 천정배 민주당 후보는 능력과 인물을 앞세워 돌풍을 기대하고, 유일호 새누리당 후보는 지역사랑과 공약이행 우수의원의 성실성을 내세워 수성에 나섰다.

유 후보는 “백중 우세인데, 야당의 낙하산 공천을 싫어하는 유권자가 많다”고 주장하고, 천 후보는 “지금은 경합이지만 우리가 상승세여서, 더블스코어로 이길 것”이라고 공언하는 가운데 양당 중앙당은 백중세로 보고 있다.



핵심변수는 ▷2040세대들 사이에 부는 정권심판론 바람의 크기와 투표율 ▷박원순 시장 취임이후 시행결정이 난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대한 주민의 평가 ▷쟁점으로 남아있는 잠실5단지의 재건축 인가 전망 ▷제3후보인 박계동 전 의원의 보수표 잠식 크기 등이다.

‘지역 일꾼 vs. 전략 공천’ 논란은 큰 변수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천 후보가 송파를 아느냐”는 유후보측 공세에 “지금 구청장, 구의원 뽑자는 거냐”는 천후보의 반론이 어느정도 먹히고 있으며, 천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18대 선거때보다 야당후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게 사실이다.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천후보측은 “답보하던 이 문제를 민주당 소속 시장이 최고 높이 35층으로 상향하는 등 용적률을 높이고 복합 커뮤니티 및 공익, 문화시설 추가함으로써 가락동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입장이지만, 유 후보측은 “그간 유의원이 서울시에 요구하고 조율해온 과정이 영향을 준 것이고 박 시장은 도장만 찍었다”고 주장했다. 유권자가 1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공치사’대결이 치열하다.



잠실 5단지 재건축문제는 박시장의 규제에 주민들이 지난 1월 27일 집회까지 열면서 반발하는 등 주요이슈가 되고 있다. 유 후보측은 “잠실 주민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공세를 퍼부었고, 천 후보측은 “주민들의 추진요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당선되면 서울시장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뭐니뭐니해도 현정권에 대한 송파을 지역 2040세대의 불만이 표심으로 연결되느냐가 관건이다. 회사원 김모(30)씨는 “유 후보는 모르고 천 후보는 잘 안다. 이명박 정권들어 맘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어 새누리당은 안찍는다”고 했고, 정모(27)씨는 “전세값이 너무 비싸다. 비용이 어떻게 변할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에비해 50,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유후보에 대해 강한 믿음이 느껴졌다. 자영업을 하는 진모(65)씨는 “송파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새누리당 덕분이다. 정당하게 재산 모은 사람한테 세금폭탄 안기는 것은 옳지않다. 시장원리에 따라 집값을 결정한다는데 동의하는 정당이 좋다”고 말했다.


송파에서는 세대간 대결 뿐 만 아니라, 집주인과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점도 주목된다. 집주인은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고 세입자는 전세값이 내려가기를 바라는데, 희망사항에 부합하는 정당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집주인과 세입자의 인구 비율은 반반이다.

박계동 후보의 보수표 잠식 효과와 관련해 유 후보측은 “박세일 정당의 기세가 약다하는 것이 다른 선거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극히 미미한 득표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지만, 민주당측은 “그래도 몇 선 했던 전직 스타의원 출신인데 10%안팎 득표할 것이고, 그렇다면 천 후보는 안정권에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corp.com

서상범 기자/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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