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사퇴 카드 던진 정운찬…대선행보 본격화?
뉴스종합| 2012-03-29 11:42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사퇴 카드’를 던졌다. 하지만 그의 호주머니 속에는 아직 다른 카드 한 장이 들어 있다. 그는 아직도 그 카드를 언제 던질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 위원장은 29일 동반위 본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사회 경제적 양극화 해소라는 절박한 시대적 요청을 내려놓고 이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퇴의 변(辯)으로 “동반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고 오해도 받았지만, 더는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며 “동반성장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 대기업, 국민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지금 사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동반위와 함께 그의 전매특허물(?)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아쉬운 속내가 표면적인 사퇴 이유인 셈이다. 그는 특히 “양극화 문제는 시장 실패에 속한 사항이다. 시장 실패 뒤에는 정부 실패가 있다”고 말했다.

얼핏 보면 ‘정부와 대통령의 의지와 진정성’ 부족, 그리고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대기업과의 날선 대립각 때문에 동반위를 그만둔다는 인상이지만 그의 사퇴는 곧바로 정치 참여와 연결된다. 정 위원장은 마지막에 “정책 실패 뒤에는 정치 실패가 있다”고 했다. ‘정치’에 방점을 찍었다. 


교수 시절 ‘경제민주화’로 재계와 정부, 그리고 총리 재임 당시엔 정치권과, 동반위 기간에는 대기업과 대립각을 세웠던 그가 ‘정치인’으로 변신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이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정 위원장은 정치 참여 의사를 내비쳤고, 이 대통령은 “충분히 검토하고 행동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하기로 유명한 정 위원장의 말을 그대로 따라가도 그의 카드가 ‘정치’, 그것도 ‘대선’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그는 최근 여러 차례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치 참여를 어떻게 구체화하느냐만 남은 셈이다. 박세일 국민신당 대표와 김덕룡 전 의원의 ‘구애’에도 ‘NO’(노)를 외쳤던 그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안갯 속에 있다. “정치라는 게 덧셈이니까 나중에 힘을 합할 수는 있으나” 등 그의 말로 어림짐작할 뿐이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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