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계소비 여전히 냉랭…성장 온기는 어디로
뉴스종합| 2012-03-30 11:10
제조업 성장률 반토막
민간소비 2.3% 증가 그쳐
비내구재·서비스 지출 둔화
고물가에 저축률도 뚝
번 돈보다 쓴 돈 더 많아


속도는 느려졌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갔다. 그래도 성장은 성장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늘도 늘어났다. 수출과 내수산업의 양극화는 여전하고 가계의 소비 여력은 바닥을 긴다.

올해도 상반기 성장은 정부 지출이 떠받치고 있다. 하반기에는 민간이 바통을 이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글로벌 경기가 되살아나야 한다. 무역의존형 한국 경제의 현주소다.

▶수출ㆍ내수 양극화=지난해 제조업은 수출증대로 견실한 성장을 유지했다. 정밀기기(7.7%)와 전기전자(6.5%) 부문이 증가한 가운데 일반기계(14.6%), 운송장비(10.9%), 금속제품(9.6%) 분야가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제조업은 2010년 대비 7.2% 성장했다. 그러나 2010년 14.7% 성장과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서비스업은 2010년 3.9% 성장했지만 지난해 2.6% 성장에 그쳤다. 농림어업과 건설업 분야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에 기댄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최종 수요에 대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전년의 4.8%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급감했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은은 “비내구재와 서비스에 대한 지출 증가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는 비주거용 건물 건설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주거용 건물 건설의 감소폭이 확대돼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2010년 25.7% 증가에서 지난해 증가폭이 대폭 축소된 3.7%를 기록했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미소금융중앙재단에서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을 포함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 앞서 임종룡(왼쪽) 국무총리실장과 송종호 중소기업청장, 권혁세(맨오른쪽) 금융감독원장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 / checho@heraldcorp.com


▶성장의 온기는 어디로?=실제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1.5%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6%를 크게 밑돌았다.

국제유가 상승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우리의 수입 품목은 자원이나 곡물이다. 수출 품목은 자동차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으로 세계 각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제품이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는 교역조건 악화를 기본적으로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높은 물가상승률은 저축률을 끌어내렸다. 처분 가능 소득이 5.7% 늘었지만 소비지출은 6.3% 증가했다. 번 돈보다 더 많이 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올해 한국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하반기 미국 경제 회복, 유럽 위기 안정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이 변수는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조동석 기자>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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