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막판변수에 울고웃는 선거판
뉴스종합| 2012-04-02 10:29
민간인 불법 사찰이 4ㆍ11총선의 새로운 핵심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과거 전국단위 선거에서도 막판 돌출 변수가 선거 흐름을 뒤바꿔 놓으면서 여ㆍ야의 명암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선거를 사흘 앞두고 안기부 직원이 당시 야당인 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강남구에 출마한 홍사덕 후보를 비방하는 흑색선전 유인물을 살포했다. 이튿날에는 육군 9사단 소속 이지문 중위가 군부재자 투표 부정을 폭로했다. 색깔론과 부정 선거 논란이 가열되면서 당초 과반 의석 달성을 무난히 낙관했던 민자당은 14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는 판문점 총격사건이 발생, 전통적인 선거 변수였던 ‘북풍’ 이 선거판을 몰아쳤다.

사건 이후 북한이 비무장지대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무장병력 100여명을 판문점에 투입하자, 당시 김영삼 대통령을 앞세운 신한국당은 북한 도발을 발판삼아 139석을 획득, 강력한 정권 심판론에도 불구하고 1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북한 변수가 역풍으로 작용했다. 김대중 정부가 선거를 사흘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발표, 당시 여당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보수층 결집효과를 일으켜 한나라당이 133석으로 1당을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2004년 17대 총선 때는 탄핵바람이 거셌다. 탄핵역풍으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급전직하했고, 새천년민주당에서 분당해 갓 문을 연 열린우리당이 47석의 소수정당에서 152석의 거대야당으로 변신했다.

정동영 후보의 노인폄하 발언도 총선 막판 변수로 작용했다.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총선을 앞두고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결국 정 의장이 선대위원장과 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했고, 덕분에 한나라당은 121석이라도 건질 수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0년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천안함 사건과 정부의 조사결과 발표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었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9곳 등 자치단체를 장악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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