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IT벤처신화’ 전하진 “텃밭 탈환” … ‘孫 정책특보’ 김병욱 “반란 재현”
뉴스종합| 2012-04-04 11:38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유행어가 돌 만큼 경기도 성남시 분당을 선거구는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은 곳이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내리 3선을 할 만큼 여당 텃밭으로 꼽혔다. 그런 분당을은 지난해 4ㆍ27재보궐선거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아파트값 하락과 경제 불황은 현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고, 손학규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혹시나 했던 야권 바람이 현실화된 것이다. 

손 의원이 4ㆍ11 총선 불출마를 선언, 분당을은 여권 탈환과 야권 수성 의지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벤처 신화’로 불리는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전략공천했고, 민주통합당은 손학규 의원의 정책특보였던 김병욱 후보를 내세웠다. 전 후보와 김 후보는 지난 3일 방송3사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각각 33%와 28.8%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중앙당의 피말리는 신경전과 달리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 시큰둥했다. 임태희ㆍ손학규ㆍ강재섭 등 거물급 정치인을 거친 분당을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두 후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3일 오후 옷고름을 꽁꽁 매고 걸음을 재촉하던 주민 윤성규(50)씨는 “후보는 둘 다 모른다. 다만 대통령이 일반인을 마음대로 뒷조사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서 1번은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들은 낮은 인지도를 만회할 대안을 찾고 있었다.

이날 오후 대형마트 앞에서 만난 전 후보는 “어제부터 날씨가 추워져서 시민들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 빨간 새누리당 점퍼를 걸쳐입었다. 지나가던 주민 김모씨(61ㆍ여)는 “어차피 이곳 주민들은 정당보고 투표한다. 새누리당을 많이 강조하라”고 충고했다.

막판 추격전을 벌이는 김 후보는 손학규 정책특보라는 이력을 최대한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난해 보궐선거 때 분당을 예비후보로 뛰다가 막판에 민주당 공천을 손 의원에 양보했다. 손 의원은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거의 매일 출퇴근 인사를 함께하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분당을은 20년을 넘긴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과 한국가스공사 등 5개 공기업 이전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두 후보는 리모델링 규제 완화, 공기업 부지에 IT기업 유치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두 후보의 방점은 다르다. 전 후보는 “IT업계 현안을 직접 제도화하겠다”고 말했고, 김 후보는 “리모델링 규제 완화는 물론, 수직증축도 가능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없는 분당에서 하나마나한 싸움이라고 자신하는 여권과 ‘제 2의 손학규’를 내세운 야권. 싸늘히 식은 민심은 새로운 ‘분당대첩’을 고대하고 있다. 


<글ㆍ사진 = 김윤희ㆍ원호연 기자>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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