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고유가 시대 기업들, 그린IT에 길을 묻다
뉴스종합| 2012-04-06 07:38
스마트 팩토리 등 에너지 절감시스템 업그레이드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8곳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으며, 특히 2곳 정도는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업체 규모별로 피해 실태를 보면, 대기업은 9.4%가 유가 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응답했지만 중소기업은 2배 이상 많은 23.9%가 같은 답을 했다.

또 응답 기업의 78.4%는 유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다수인 95.7%는 유가 상승에 대한 별도의 대응책이 없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고유가에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대안 마련에 고심하던 기업들이 어렵사리 잡은 방향은 ‘에너지 절감’이다. 원자재값 상승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만큼은 확실히 잡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무비용 감축은 물론 엄격한 냉난방 관리에 개인별로 수도ㆍ전기 아껴쓰기까지 기업 전사적으로 에너지 사용량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두산인프라 창원공장 시설관리팀 담당자들이 공장 내에 설치된 ‘젬스’ 에너지관리 시스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대우정보시스템 제공]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은 사용량과 절감량을 그때그때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힘들어 여전히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에 최근 기업들은 에너지 사용량을 통제할 수 있는 솔루션 구축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IT기술을 이용해 사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차단해 가시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일찌감치 기업의 이 같은 니즈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에너지 절감 솔루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온실가스와 에너지 관리 종합 솔루션 개념으로 ‘젬스(GEMS, Greenhouse-Gas and Energy Management System)’를 도입했다.

이는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가스ㆍ전력ㆍ기름 등의 에너지를 계량기와 유량기가 측정하면, 관제실에서 이를 감시해 웹으로 각 사업장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특히 변압기, 유류탱크, 밸브 등의 제어장치를 통해 특정 수준 이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자동으로 이를 통제하게 된다. 

최근 구축된 대우조선해양 도장공장의 ‘에너지관리 시스템 구축’ 착수보고회의 모습. 대우조선해양 관계자가 프로젝트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대우정보시스템 제공]

이 솔루션은 대우조선해양,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주요 대기업은 물론 안산시청 등의 공공기관과 병원, 대학 등 다수의 현장에 적용됐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도장공장에 젬스를 도입한 후 시스템 구축 전에 비해 약 25% 정도의 에너지 관련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두산인프라코어 또한 연간 14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젬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송희경 기술연구소 상무는 “모든 장비를 갖추기엔 중소기업 부담이 커 중소기업에 필수 장비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웹에 접속해 전력, 가스 누수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서비스도 최근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우정보시스템 젬스 구상도


LG CNS도 지난해 10월부터 에너지 절감 일환으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본격화했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ㆍ물류 설비에 대한 설계 서비스 제공하고, 지능화된 제어장치 설비 공급하는 이른바 ‘꿈의 공장’을 구현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절감 솔루션인 ezUMS(Utility Management System)을 개발했다.

이는 공장의 모든 환경과 각종 설비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해 통해 생산장비가 최적의 조건에서 운영되도록 유지하는 기술이다. 현재 반도체나 화확 분야의 제조산업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LG CNS ezUMS 개념도


LG CNS는 국내 제조공장을 대상으로 ezUMS를 확대 적용하는 동시 중국과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 전략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 SDS도 2010년부터 환경컨설팅팀을 신설해 기업 환경 리스크 관리,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 탄소배출권 거래 등 4대 환경사업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ㆍ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대응체계 구축’ 사업을 통해 정부의 환경 규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SDS는 또 지능형 빌딩 시스템 구축 서비스인 IBS(Intelligent Building System)를 도입,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기능을 통해 건물 공간이나 기기에서 에너지 소비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포착하고있다. 실제 BEMS를 적용한 삼성 서초사옥은 연 8% 이상, 약 1억7000만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밖에 SK C&C도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인 AMR(Auto Meter Reading),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기술 개발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전기와 수도, 가스 등의 검침 데이터를 확보해 사용료와 수요패턴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각종 에너지 이용에 대한 정보가 정확히 파악되고 우선 순위가 높은 부분대로 에너지를 할당해 에너지 이용 최적화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고객)들 또한 에너지 사용 현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자신의 에너지 수요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