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넝굴당’해학적인 남자들, 밉상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2012-04-08 13:21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나오는 남자들은 가족코미디물답게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많다. 차윤희의 남편 방귀남(유준상)과 과묵 성실한 그의 아버지 방장수(장용)를 제외하면 대부분 변변치 못한 남자들이다.

형님에게 빌붙어살면서도 할 소리 다하는 방정배(김상호)나 ‘생계형 바람’을 피우는 큰 사위 남남구(김형범), 한때 잘나가던 반짝스타로 지금도 체면을 유지하느라 헤세를 부리는 궁핍남 윤빈(김원준) 등은 붕 떠있는 캐릭터이고, 언뜻 비현실적으로 보이면서도 재미있고 극적 개연성을 획득한다.

가부장제 사회의 희생일 수도 있고, 그러면서도 가해자 역할도 한다. 가부장제의 남자들에 대한 비판을 살짝, 그리고 귀엽게 하기 때문에 캐릭터가 한심할지언정 밉게 보이지는 않는다. 정공법이 아닌 해학으로 남자 캐릭터를 풀어가는 것이다.


공인중개소 비정규직 직원으로 일하는 방정배는 현학적인 표현과 어려운 말로 배운 사람임을 어필하려 한다. 천재소년의 잘못 자란 예다. 그가 ‘완득이’에서 욕을 할때 사람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듯, 여기서도 헤세를 부리면 거부감보다는 웃음이 먼저 나온다.

결혼하고도 독립을 못하고 엄마에게 얹혀살며 용돈을 받아 사는 차윤희 친정오빠인 차세중(김용희)도 타고난 팔랑귀에 한방에 대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


체면 때문에 아직도 자신의 곤궁한 모습을 밝히지 못하는 김원준을 보고 있으면 “저렇게 살아야 하나”는 느낌이 들지만, 오히려 이런 모습이 드라마의 재미를 강화시킨다. 남자들중 비교적 정상인 방귀남도 재미가 없지만 순수해서 귀여운 구석이 많다.

차윤희의 막내동생인 차세광(강민혁)은 엄청해의 막내 딸 방말숙(오연서)에게 접근하지만 타고난 바람둥이며 데이트를 위해 절대 돈을 쓰지 않는 인간이다. 또 차윤희의 과외 제자로 윤희와 사업상 엮이는 천재용(이희준)도 언뜻 비호감처럼 보이지만 밉상이 아닌 ‘경상도 실장’이다.

‘넝굴당’의 해학이 담긴 이 같은 남자들이 알게모르게 극을 재미있게 만들고 있다.

wp@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