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30대 여가수님들, 반갑습니다!
엔터테인먼트| 2012-04-09 06:46
[홍동희의 가요 올킬] 얼마 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가수 장나라는 “이제 가요 프로그램에 나가면 내가 원로 선배 취급을 받는다”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만 32세에 불과한 장나라의 푸념대로 요즘 가요계는 젊어지다 못해 점점 어려지고 있다. 고등학생도 모자라 이제 중학생들까지 아이돌 그룹 멤버로 데뷔하다 보니 10대 그룹의 등장은 뉴스거리도 아니다. 평균 연령이 낮아진 가요계를 탓하려는 건 아니다. 이들이 K팝 열풍의 선두주자들이니 말이다.

오히려 10여년 전과 비교해도 요즘 데뷔하는 가수들이 가창력이나 안무, 스타일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중 직접 작사에 작곡까지 참여하는 경우도 늘면서, K팝 가수들의 수준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게 중론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40대 이상은 물론이고 심지어 30대 가수들조차 설 무대가 점차 줄어든다는 점이다. 그만큼 가요계 연령 불균형이 심하다. 아예 40대 중반 이후로는 따로 ‘트로트’나 ‘성인 가요’로 취급해 버리는 것이 지금 가요계의 현실이다. 현재 온라인 음악사이트 멜론의 일간 차트만 살펴봐도 상위 30위권 내에 30대 이상 가수의 곡은 2곡에 불과하다.

얼마 전 컴백한 14년차 최장수 아이돌 ‘신화’가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건 어찌 보면 30대인 필자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요즘 가요계에 30대 가수들이 끼어들 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MBC 예능 ‘나는 가수다’로 30, 40대 가수들이 주목받나 싶더니, 그것도 잠깐의 ‘유행’에 불과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30대 여가수들의 잇따른 컴백 소식은 반갑기만 한다.

아이돌 틈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가수 린(1981년생)에 이어 장나라가 4년 만에 신곡을 냈고, 가수 양파(1979년생)와 백지영(1976년생), 아이비(1982년생) 등 반가운 얼굴들도 곧 새 앨범을 공개한다. 여기에 이효리(1979년생)나 손담비(1983년생) 등 섹시퀸들의 컴백도 예정돼 있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건축학 개론’의 주제곡인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음원 판매량은 영화 개봉 후 5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건축학 개론’이 30대 관객이 주요 타깃이었던 만큼 이들의 구매력이 가요계로 그대로 이어졌다는 증거다. 30대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고참’ 여가수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온차트 팀장(dhee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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