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중도에 답 있는데…” 민주 중진들, 뒤늦은 ‘좌클릭’ 제동(制動)?
뉴스종합| 2012-04-17 10:10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중도층을 잡지 못한 게 패인이다.”

17일 민주통합당 핵심관계자의 말이다. 19대 총선 패배 이후 민주당 내에서 중도를 강화하고 당의 외연을 넓혔어야 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발언들은 ‘3선’ 이상 중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축으로 지향했던 ‘좌클릭’에 제동이 걸릴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영입하기 위해서는 안 원장이 추구하는 탈이념적 성향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등 당내 노선투쟁이 표면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합리적 온건파’로 통하는 김진표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진보적 가치를 내세웠는데 왜 중도층을 끌어안는 데 실패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진보적 과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과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3선인 김효석 의원도 “당이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결과 선거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간 지대를 우리가 잃었다는 사실을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시대의 흐름인 진보적 가치를 중심으로 하되 한 쪽의 이념적 틀에 갇히거나 특정 진영의 논리에 빠진 모습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3선에 성공한 김동철 의원도 “중원을 포기하고 좌클릭하다 보니 실패했다. 선명성을 강조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당 내에서 이번 야권연대에 대한 성찰도 이어지고 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생각하는 것은 좋으나 너무 지나치게 급하게 연대하다가 이 나라의 중도 세력 46%를 놓치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에서 여야를 통털어 최초로 연달아 4선 고지에 오른 박병석 의원도 “(야권연대는) 통합진보당과 합의한 정책만 의견일치를 보인 것이지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는 것을 부각시키지 못한 점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큰 틀에서는 유지하되 정밀한 분석과 한계를 분명히 지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향후 대선 정국과 안 원장 영입을 감안, 분명한 노선정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나오고 있다. 안 원장과 친분관계가 있는 김효석 의원은 “안 원장더러 당에 들어오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이 안 교수의 정책과 철학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선고지에서 반드시 함께 가야할 탈이념적 대중을 포용하지 않는 한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과 통합진보당 사이에는 노선 차이가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면에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평화방송에 출연 “민주당이 좌클릭으로 표 잃었다는 주장에 동의 못한다. 민주당은 좌우가 아니라 서민 민생정당이기 때문”이라면서 “다만 일반 서민중산층과 교감하는 부분에서 조금 실수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대 입장을 내놨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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