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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이지만”…유통가, 포기할 수 없는 ’만리장성’의 길
뉴스종합| 2012-04-18 07:42
지난 13일 CJ오쇼핑이 중국 상하이 합작 법인의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6일 주가가 폭락하는 등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CJ오쇼핑 측은 미래 투자 여력을 마련하기 위한 지분 매각이라 해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사업에서 파트너 리스크가 불거진 것 아니냔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잘 나가던 CJ가 왜?…“장기적 사업 투자 포석” 주장=CJ오쇼핑이 매각한 지분은 합작 법인 ‘동방CJ’의 지분 11%다. 동방CJ는 2004년 CJ오쇼핑이 49%, 중국 현지의 상하이미디어그룹(SMG)이 51%로 자본금을 투자해 설립했고, 지난해에 두번째 채널 방송까지 개시했다.

동방CJ는 지난해 89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번 매각 이후 동방CJ에서 CJ오쇼핑의 지분은 15%로 떨어졌고, 2대 주주였던 위치는 SMG(40%) 칭화둥팡(22%)에 이은 3대 주주로 바뀌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분 매각은 상품공급 담당 자회사인 CJ IMC 등 장기적인 사업처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CJ홈쇼핑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달랐다. 홈쇼핑 업계에선 CJ오쇼핑이 현지 파트너사와의 마찰 때문에 한 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평을 내놓고 있다. 애초 SMG가 방송 인프라를, CJ가 상품구성 등 홈쇼핑 노하우를 접목시며 등 상호 ‘윈-윈’을 도모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동방CJ의 활동이 윤곽을 드러내면서부터 파트너사와의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드려도 안 열리는 중국시장…험난한 ‘만리장성’=CJ오쇼핑의 갑작스런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간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으나 쓴 잔을 들이켰던 유통업체들에 대해서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GS샵은 2005년 중국 충칭 진출을 타진했으나, 중국 정부가 임대 방식의 홈쇼핑을 불허하면서 물러서야 했다. 현대홈쇼핑도 2003년 광저우에 진출했지만 척박한 인프라 때문에 2006년 사업을 접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점포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중국 내 27개 매장 중 11개 매장을 매각했다.

유통업은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파악해야 하는 장벽이 있어서 외국 진출이 어려운 업태이긴 하지만, 중국은 좀 유별나다는 게 유통업체들의 전언이다. 중국에 진출한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국은 지방 정부의 입장, 파트너사와의 소통, 급변하는 경제 환경 등 많은 리스크가 시시각각 출몰하는 곳”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도 “10~20년전에는 국내 기업들이 독자 진출을 추진하면서 현지 사정을 몰라 어려움을 겪었던 데 비해 합작법인 진출이 많은 요즘엔 중국 정부나 현지 파트너사와의 입장 차이로 인한 리스크를 주의해야한다“고 전했다.

▶미워도 다시 한번…15억 소비시장에 재도전=유통업체들은 중국시장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재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중국 재수’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중국이 인구 15억명으로 추산되는 거대한 소비시장인데다 빠른 경제 성장이란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은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에 차이나홈쇼핑그룹 지분 20%를 인수하며 중국 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에 합작법인을 차리고 방송을 시작했다. 상하이는 워낙 많은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는 곳이라 조심스럽지만 향후 3년간 연매출 3000억원을 올린다는 게 현대의 목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10년 현지의 럭키파이 홈쇼핑을 인수해 상하이, 충칭, 헤이룽장성 등 6개 지역에서 홈쇼핑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이마트 역시 중국 사업 재편을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만이 아닌 효율화 방안을 구상하며, 성장 여력이 충분한 지역에는 추가 출점 등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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