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반
“수주전 열기…주민들만의 잔치”
부동산| 2012-04-18 11:29
재건축 탄력 붙은 과천주공 가보니…

호가 올리자 매수세 잠잠
소형 몇건 거래된 게 전부
추격매수 실종 약보합세로

주변에 입주 물량 풍성
이주 우려감에 전세도 약세


지난달 말~이달 초 과천에서 6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을 둘러싸고 오랜만에 치열한 시공사 수주전이 진행됐다. 재건축, 재개발 붐이 일던 수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된 시장상황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번 수주전에 참가했던 한 시공사 관계자는 “참 오랜만에 수주전(戰)을 치뤘다”며 “몇 년 전만해도 건설사들이 수도권 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전쟁을 벌였는데 격세지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GS건설,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들의 치열한 한판도 얼어붙은 과천시의 부동산 경기를 데우기에는 무리였다. 지난 8일 시공사 선정 이후 주공 6단지 아파트 호가는 1000만~2000만원 반짝 상승하며 분위기가 전환되는가 했지만, 매수세 추격에 실패하며 다시 썰렁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17일 과천시 별양동에서 만난 K공인관계자는 “하루종일 받은 전화라고는 가족과 친구가 전부”라며 “시공사 선정을 전후해 작은 평수가 몇 건 거래되긴 했지만, 호가가 뛰며 다시 잠잠해졌다. 재건축 호재에 들떠있는 건 주민들 뿐, 매수자들은 관심밖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 경기도 아파트 시세는 과천이 가장 많이 하락(-0.06%)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6단지 시공사 선정 분위기를 타고 1단지가 지난 6일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7-1단지도 이달 설계자 선정 총회를 앞두는 등 다른 단지들의 재건축 진행속도가 부쩍 빨라졌지만 전체 매매가 하락을 반전시키기에는 무리였다. 현재 6단지 공급면적 53㎡ 가격은 5억5000만원, 61㎡ 6억3500만원, 80㎡ 7억8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재건축 호재는 전세시장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예상보다 사업이 빨리 진행되면서 전세 수요자들이 이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J공인관계자는 “6단지는 시공사 선정을 전후해 전세 가격이 약간 조정이 됐다”며 “이주가 시작되면 세입자들이 과천내 다른 단지, 안양 등으로 흩어지며 인근 전세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천의 전세시장은 계속해서 약보합세를 유지해 매매시장 만큼 썰렁한 수준이다. 전세 대란을 겪었던 지난해 여름 이후 가격은 계속 떨어져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슈르 전용 59㎡의 전세가격은 지난해 3월 3억5000만~4억 5000만원대에서 현재 3억~3억50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오래된 저층 주공아파트의 경우는 공급 53㎡의 경우 1억1000만~1억2000만원대로 지난해 여름보다 2000만~4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물건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였던 때와 달리 지금은 물건도 풍성해 골라잡을 수 있다.

과천 전세시장의 약세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전반적인 부동산 매매, 전세 시장 침체에다 작년 말 경기도 의왕 포일 2지구에 포일숲속마을아파트 800여세대가 입주했고 올해 서초구 우면2지구에 SH공급하는 네이쳐힐 아파트 1300여세대가 입주하는 등 주변 공급량이 넘쳐난다. 여기에 재건축 이슈가 세입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면서 전세 가격은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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