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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 제친 고2 김효주 등장…KLPGA가 재미있어진다
엔터테인먼트| 2012-04-19 09:38
지난주 2012년 KLPGA 여자프로골프투어가 열렸다. 올해로 5회째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은 제주도에서 대회를 개최했다. 안개와 세찬 바람 등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바뀌는 제주 날씨는 첫 개막전을 축복이라도 하듯 나흘간의 대회 기간 내내 별 탈 없이 진행됐다.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대회 중 단 한 번의 연기 없이도 진행되는 대회는 드물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김효주(17ㆍ대원외고 2)가 프로들을 제치고 9타 차로 우승했다. 접전을 벌였거나 프로들이 무너진 결과가 아니었다. 어렵다고 소문난 코스에서 독보적인 스코어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기에 김효주의 실력이 매우 돋보였다.

대회 기간 만나본 김효주는 앳된 표정의 고등학생이었지만 놀랄 만큼 차분했다. 본인 스스로도 이번 대회는 이상하리만큼 떨리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겨울 샷이 잘되지 않아서 골프채를 잡고 처음으로 울어봤다며 결과에 상관없이 스스로를 믿고 자신감 있게 치는 것이 대회의 목표라고 말했다. 모든 샷을 자신감 있게 치는 것에만 매달려서 첫날 66타를 쳤는데, 스코어에 신경을 쓰지 않아 라운드를 마칠 때까지 스코어를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집중했던 것 같다.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라는 선수들의 일반적인 대답과는 달랐다. 다른 선수와의 비교를 통해서 우승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책임을 지는 게 목표라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첫 라운드를 마치고 본인이 만들고 싶은 4라운드 토털 스코어는 17언더파라고 당차게 말했다. 그리고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 결과, 목표에 한 타 못 미치는 16언더파를 기록했다. 파 5인 마지막 18번 홀에서 자신 있게 세 번째 샷을 했는데, 그것이 원하는 대로 가지 않아 버디를 하고 싶었지만 파를 했다고 얘기했다. 김효주가 4라운드에서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목표가 우승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스코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번 대회 우승으로 김효주는 KL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올해 말 시드전을 통해 프로로 데뷔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효주 이전 가장 최근 아마추어 우승자는 배희경(호반건설)으로, 2010년 LIG 클래식 때 우천으로 인해 3라운드가 취소되면서 이뤄졌다. 그 이전 아마추어 우승자는 현재 세계 여자프로골프의 중심에 서 있는 신지애(미래에셋)와 최나연(SK텔레콤)이다. 공교롭게도 김효주는 본인의 롤모델로 두 선수를 지목했다. 프로대회 개막전, 어렵다고 소문난 골프장에서 아마추어로서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키면서 우승한 김효주가 앞으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이 골프팬으로서는 즐거운 재미가 될 것이다.

목표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전략과 방향이 결정된다. 김효주는 경쟁을 통한 우승이 아닌 자신이 정해놓은 목표에 도달하려고 애썼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어린 나이지만 성숙한 목표 설정으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김효주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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