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식 한국거래소 신임 코스닥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20일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핵심 방안으로 현재 비상장 상태에 있는 우량기업을 유치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지난 3월 거래소 주주총회를 통해 새롭게 선임된 최 본부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체된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수술하기 위해선 유가증권 시장과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덩치로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코스닥시장본부는 현재 우량기업유치 TF팀 구성에 앞서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LG CNS 등 비제조업 분야에 속한 수십개의 우수회사들을 놓고 사전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본부장은 “삼성SDS와 같은 기업들이 상장을 한다고 하면 응당 코스피를 생각하겠지만, 전략적인 역발상을 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 오사카증권거래소가 IPO(기업공개)를 할 때도 동경거래소와의 경쟁을 피해 오사카 산하 중소형주 시장인 헤라클레스 시장(현 자스닥)에 상장한 전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업체 쪽과 접촉한 적도 없고 각 기업의 지배구조 등의 제반사정도 살펴봐야하겠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국거래소 수뇌부가 직접 유치 및 교섭 활동에 발 벗고 나설 수 있다”며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또 “한두 기업 정도만 오는게 아니라 적어도 군(群)을 형성해서 와줘야 시장 왜곡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기업들이 코스닥에 와서 다른 유망 중소기업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기업ㆍ중소기업 상생방안이라고도 덧붙였다.
현행 코스닥 업체들에 대한 상장폐지 심사제도에 대해선 “도입 후 지난 3년간 신규상장된 기업보다 퇴출된 기업이 더 많은 상황이지만, 이럴수록 더욱 엄격한 잣대를 갖고 시장 전체의 풍토를 바꿔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경영진과 투자자 사이의 정보의 불균형을 일으키는 행태를 포함해서 원칙적으로 폐지 기준에 대해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이다”이라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지난 2009년 한국거래소 출범 이후 내부 출신으론 첫 등기임원에 선임돼 화제를 모았다. 경주고와 부산대를 졸업하고 거래소 국제부장, 경영지원본부장보, 코스닥시장본부장보 등을 역임했다.
gil@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