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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미리보는 후계구도 전격 Z작전
뉴스종합| 2012-04-20 09:27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이명박 대통령 사위기업인 한국타이어가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이다. LG, SK, 넥센 등 다른 대기업과 같은 인적분할 후 주식 맞교환(swap)의 과정을 거칠 것이 유력하다. 돈이 거의 들지 않는 것으로 재계에 소문난 방법인만큼 지주사를 통한 조양래 회장 일가의 회사 지배력이 크게 늘어나 조현식 사장 또는 조현범 부사장으로의 손쉬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전 다른 대기업의 사례로 볼 때 한국타이어의 지주사 전환은 사업부문인 타이어 부분과 비타이어 부분으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분할한 회사와 분할된 회사의 주주구성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인적분할이 이뤄지지만, 한국타이어가 보유한 자사주 700만주는 신설될 한국타이어홀딩스(가칭)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다. 이렇게 되면 지주사인 한타홀딩스는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에 대해 1차로 4.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다음 단계는 한타홀딩스의 유상증자다. 돈 대신 현물주식 등을 받게 되는데,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은 보유중인 한국타이어 지분을 출자하고 대신 한타홀딩스 지분을 받게 된다.

인적분할 비율 등이 미정인 까닭에 정확한 추정은 어렵지만, 한국타이어가 훨씬 더 큰 규모인 만큼 조 회장 일가가 확보하게 될 한타홀딩스 지분률은 기존의 한국타이어 지분률을 크게 웃돌 것이 확실시 된다.

한타홀딩스로서는 신주발행만으로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가진 한국타이어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기존 한국타이어 자사주를 포함해 40%에 달하는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

현재 조 회장의 한타 지분률 약 16%에 불과하다. 50%가까운 상속ㆍ증여세 부담을 제외하면 실제 넘겨줄 수 있는 지분률은 8%가량이다. 조 사장에 넘어가면 13.79%, 조 부사장이 받으면 15.1% 정도밖에 지분률이 늘어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조 회장 일가의 지분률이 35.28%에서 27.28%로 줄어드는 셈이다. 하지만 한타홀딩스를 통해 조 회장 일가 지분률을 50~60%대로 올리면 증여나 상속에 따른 지분률 하락 부담은 줄어든다.

조 회장이 한타홀딩스와의 주식맞교환에 응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되면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한타홀딩스 지배력만 늘어난다. 조 회장이 가진 한국타이어 지분은 추후 한타홀딩스가 매입하면 된다.

다만 이 경우 향후 조 사장과 조 부사장 형제간 경영권 분쟁 소지는 남는다. 현재 두 형제간 지분격차가 크지 않아 조 회장 보유지분이 둘 중 한 곳으로 넘어가야 지배력 격차가 확실해 질 수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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