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박근혜당’ 연착륙한 새누리…총선땐 재미봤는데 대선땐?
뉴스종합| 2012-04-20 11:36
朴 1인 독주체제 강화
대권 무경선 추대론까지
‘이회창 대세론’실패 경계


총선 이후 명실 공히 ‘박근혜 당’으로 안착한 새누리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현재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1강(强) 독주체제가 정작 대선에서는 ‘독(毒)’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이회창 대세론’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일고 있다. 당 내부에 남아있던 ‘이회창 대세론’에 대한 트라우마도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당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회창 후보(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15ㆍ16대 대선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장기간의 ‘대세론’을 뒤엎고 두 번의 대선에서 모두 김대중ㆍ노무현 후보에게 연거푸 패했다.

가장 큰 딜레마는 박 위원장의 독주가 뻔한 하나마나한 당내 경선을 해야 하느냐는 것. ‘무경선 박근혜 추대론’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총선 과반 승리가 곧 대선 주자로서의 박 위원장의 경쟁력을 검증했다는 논리다.

굳이 소모적인 대선후보 경선을 하기보다는 박 위원장이 ‘본선’ 준비에 올인(all-in)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경선 없이 본선에서 승리한 바 있는 미국의 레이건(1984년)ㆍ부시(2004년) 대통령을 예로 들며 “이번 총선에서 (박 위원장의 경쟁력에 대한) 실험을 했기에 경선에서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한다”며 “반드시 경선이 만능은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공식적으로 대선출마를 거론해왔던 정몽준 전 대표 측은 즉각 반발했다. 측근인 안효대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 시절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정두언 의원은 “박 위원장의 1인 체제는 2002년으로 회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 친박계 핵심 관계자 역시 “대선 전까지는 안정적으로 대선체제를 운영할 수 있겠지만 정작 대선에서 야권에서 경쟁력 있는 카드가 등장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경선 추대론’이 논란을 빚으면서 당내 분위기는 경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회창 대세론’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수의 주자가 경쟁을 펼쳐 당의 지지세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경선은) 당에서 당연히 보장돼야 하는 절차”라며 “(무경선 주장은) 어느 정도 앞서 나간 부분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여권의 대선 주자로 꼽히는 정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져 경선을 불가피하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을 받을 수 있는 흥행은 여전히 미지수다. 정 전 대표와 김 지사는 인지도 면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이지만 지지율은 2~3%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결국에는 오는 경선이 ‘대선주자 박근혜’에 대한 명분을 쌓으려는 ‘면피용’ 경선이라는 비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 관계자는 “국가대표하고 중학생이 하는 축구경기에 관중이 오겠냐”는 말로 고민을 털어놨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