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계약·이주 진행뒤에도
3년여간 재건축 답보상태
조합 총회 앞두고 또 마찰
일반 조합원들 혼란만 가중
재건축 정상화‘ 머나먼 길’
현금 청산자가 많아 재건축 사업에 차질을 빚던 서울 역삼동의 개나리4차 아파트에 새로운 조합 집행부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존 집행부와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분양계약 및 이주를 진행한 뒤에도 3년여간 답보 상황에 머물러 있는 재건축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개나리4차 재건축조합 및 인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오는 28일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는 조합원 총회가 열릴 계획이다.
전임 집행부에 반기를 들고 상당수 조합원들이 조직한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이익이 나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총회로 재건축 사업에 대한 의지를 새로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강남 요지인 역삼동에 위치한 개나리4차는 사실 ‘개나리 아파트’란 이름이 붙은 단지 가운데에서도 가장 먼저 재건축 사업의 포문을 연 곳이다. 하지만 관리처분 인가 이후 2008년부터 이주가 시작될 즈음 금융위기 여파로 조합원 264가구 중 96가구가 현금 청산을 요청하고 나서면서,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이 지급보증을 꺼려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진 채 시간만 흘러갔다.
이렇게 되면서 애초 현금청산을 원했던 조합원들은 물론 분양계약을 한 뒤 이주비를 받고 향후 이자를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인 조합원들은 급기야 조합 집행부 교체를 주장하며 지난 2월 해임총회까지 열었다. 적법성을 둘러싸고 전임 집행부와 마찰을 겪기도 했지만 법원이 총회의 효력을 인정하면서 조합장이 스스로 사임, 조합원들 사이 마찰이 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달 말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 또다른 마찰이 빚어지고 있어 사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전임 집행부를 중심으로 ‘조합 정상화 추진위원회’가 조직돼 기존의 재건축 계획안대로 정상 추진하겠다고 나서며 따로 5월중 도시정비업체 선정 및 용적률 상향 등의 안건을 갖고 총회를 추진키로 하면서 ‘한지붕 두가족’의 모습이 된 것이다.
한편 이번 총회와 관련 조합정상화 추진위에선 총회금지가처분신청을 내고 맞대응을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