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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럽발 블랙홀…코스피도 빨려들어가나
뉴스종합| 2012-04-24 11:11
연초 상승장 유럽계가 주도
유로존 불안에 자금이탈 우려

6월 자본확충 시한 임박
스페인 등 국채시장도 흔들
1930이 1차 지지선 될 듯


유럽산(産) 블랙홀이 재가동을 시작했다.

유럽 재정 문제를 악화시킨 근본적 원인인 정치가 다시 문제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정정 불안이 유럽 경제의 앞날에 짙은 오리무(五里霧)를 만들고 있다. 미국 경기가 아무리 회복세라고 해도 중국에 이어 유럽까지 사정이 더 악화되면 독불장군일 수는 없다. 특히 지난해 말 이후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역이 유럽계 자금과 유럽계 자금이 주축이 된 헤지펀드 자금이란 점에서 코스피가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가능성을 높인다.

▶뿌리째 흔드는 블랙홀의 위력=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정정 불안은 그동안 유럽 경제를 지탱해왔던 구제금융과 재정 긴축이라는 두 기둥을 뿌리째 흔든다. 프랑스 대선 1차투표 승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는 두 기둥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네덜란드는 긴축예산안이 불발되면서 역시 조기 총선이라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과는 규모가 다른 스페인 재정위기 확산 국면에서 유로존 내 정치적 협조까지 흔들린다는 게 문제다. 올랑드의 주장처럼 긴축 재정이 아닌 성장을 통한 재정위기 해법이 이론적으로 더 타당할 수 있지만, 유로존 내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방법인 만큼 불확실성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또 프랑스 대선 결선 및 5월 말 총선을 포함해 당분간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 확산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전망이다.


▶코스피도 흔들흔들= 유럽 경제위기 재발은 코스피까지 빨아들이는 강력한 흡입력을 가졌다. 올해 코스피 상승의 시작은 지난해 말 유럽 중앙은행이 장기 대출 프로그램(LTRO)을 시행, 외국인 순매수에서 유럽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그런데 유럽이 불안해지면 이들 자금부터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유입된 외국인 자금에는 헤지펀드를 비롯해 시스템트레이딩이나 고빈도매매(HFT)와 같은 단기 투자자금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는 게 정설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아시아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매는 유럽 국채 시장과 밀접히 연동됐다. 그런데 유럽 국채 시장이 다시 불안하고,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 시한도 6월 말로 다가왔다. 게다가 한국 가계자금도 시장을 떠나고 있어 외국인 매도 공세 전환 시 충격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저가 매수를 권하기는 위험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1차 지지선 1930, 최악은 1800대로= 24일 코스피가 다시 하락하면서 단기 추세선(20일 이동평균선)이 중기 추세선(60일 이동평균선)을 아래로 뚫은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나타났다. 이론상 약세장 전환 신호다. 2000선 초반인 단기선과 중기선 다음은 장기선(120일 이동평균선)인데 현재 1930선이다. 이 다음은 전저점인 1800 중반 선이다.

최근 코스피와 가장 동행성이 강한 독일 DAX지수도 이미 20일선이 60일선을 뚫은 데 이어 120일선까지 위협하고 있으며,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도 전일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한편 국제 금리인 리보(LIBOR)는 지난해 말 0.58%에서 올 3월 초 0.47%까지 떨어지며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투자에너지원 역할을 했지만, 3월 5일 이후 두 달여 가까이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2분기에도 5월 말 0.25%까지 떨어졌던 리보가 두 달여 가까이 정체하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 이후 급등했고, 이 기간 증시는 외국인 매도로 폭락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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