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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김여사’ 신상털기 ‘논란’…생일·거주지 물론 취미까지
뉴스종합| 2012-04-24 10:16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인천 소재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벌어진 ‘어처구니 없는’ 교통사고 블랙박스 영상이 인터넷 상에 공개된 가운데 일명 ‘운동장 김여사’로 불리는 여성 운전자와 운전자 남편의 ‘신상털기’가 이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2일 ‘운동장 김여사’라는 제목으로 비 오는 날 운동장에서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학생을 들이받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교통사고 블랙박스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후 ‘운동장 김여사’ 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가해자는 물론 남편 A씨의 신상정보가 네티즌들에 의해 공개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A씨의 신상이 공개된 것은 해당 사고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A씨가 자신이 가해 운전자의 남편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부터. A 씨는 “집사람이 사고를 냈다. 블랙박스를 보니 많이 다쳤더라. 보험사 직원은 피해자 측과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조언을 부탁한다”며 조언을 구하는 한편 “집사람 말로는 시동도 안 걸리고 기어도 주행모드에서 중립으로 내려가지 않아서 차를 움직일 수 없었다”며 사고 정황을 설명, 부인의 입장을 대변했다.

A씨의 이같은 발언은 가해 운전자가 사고 직후 차량을 후진할 생각도 못한 채 비명만 질렀다며 ‘김여사’라고 지칭, 이 운전자의 대응 미숙을 비난하고 나섰던 네티즌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A씨가 한 시간 뒤 정식 사과문을 올렸지만 네티즌들은 “가해 운전자가 비명만 질렀지 기어를 조작하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반성의 기미가 없다”, “이런 사고를 내놓고 변명 일색이라니 현명하지 못하다” 등 A 씨의 진술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과 더불어 태도가 ‘경솔하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A씨의 아이디와 그 동안 올린 게시물들을 근거로 실명은 물론 거주지역까지 알아내기까지 했다.


결국 네티즌들의 ‘신상털기’에 A씨의 생일과 거주지, 전화번호, 차종과 번호는 물론 심지어 취미와 두 자녀의 이름까지 밝혀졌다.

이에 대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특정인에게 해악을 끼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신상정보를 유포하는 행위가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며 ‘신상털기’를 자중해줄 것을 촉구했다.

일부 네티즌들도 “잘못했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될 일을 자기들이 무슨 권한이 있다고 남의 신상을 털어서 유포하나?”(@jwmu****) 등 무분별한 신상정보 공개를 비판했다.

한편 해당 사건은 지난 21일 오후 5시 10분께 인천 B고교 앞 운동장에서 통화를 하며 서행하던 차량 운전자가 지나가던 여고생을 발견하지 못해 들이박으며 발생했다. 이 가해 운전자는 사고 후 크게 당황해 차량을 세우지 못한 채 약 1m 가량 더 전진, 앞에 주차된 차량과 한 번 더 부딪치며 그 사이에 낀 피해 여고생에게 부상을 입혔다.

A고교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등하굣길에 학부모들이 차를 가지고 와 운동장을 개방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하며 “피해 학생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행히 사고를 당한 피해 여학생이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전하며 현재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은 현재 인천부평경찰서에서 조사 중에 있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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