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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직접 투자할까? 간접 투자할까?
뉴스종합| 2012-04-26 08:40
[헤럴드경제=최재원 기자]# 1. 새내기 직장인 김모(28) 씨는 지난 2월 말삼성전자 주가가 연초 이후 두 달 만에 14%나 오르는 것을 보고 투자를 결심했다. 하지만 김 씨가 첫 월급에서 투자할 여력은 100만원 남짓이었기에 삼성전자 주식을 단 한 주도 살 수 없었다. 낙담하던 김 씨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 삼성전자를 최대 30%까지 담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KODEX삼성그룹주’ ETF에 투자했다. 이후 24일 종가 기준 코스피가 3.3% 내리는 사이, 김 씨는 ETF로 2.7%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 2. 40대 중반의 의사 이모(46) 씨는 지난해 말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의 추천으로 ETF 자동 분할 매수 서비스인 ‘스마트 인베스터’에 2000만원을 넣었다. 연초 증시 상승으로 한 달 만에 10%가 넘는 수익을 올린 이 씨는 추가로 8000만원을 계좌에 입금했다. 2월 이후 코스피는 2000포인트 안팎에서 오르내림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 씨는 지수가 오르면 팔고, 내리면 추가 매입하는 자동 매수 서비스 덕분에 추가 수익을 얻었다.

ETF가 금융투자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기존에 주식으로 대표되는 직접 투자와 펀드로 대표되는 간접 투자의 중간 영역에 있는 ETF가 분산 투자와 매매 편이성, 낮은 수수료로 인기몰이를 하는 것이다.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ㆍ금ㆍ은ㆍ원유ㆍ콩ㆍ구리 등 다양한 대안 ETF가 나와 일반 투자자들도 손쉽게 자산 배분을 할 수 있게 됐다.


ETF 투자가 점차 보편화되면서 ETF를 활용한 증권사들의 자동 매매 서비스와 ETF 랩어카운트, 자산운용사들의 ETF 자산 배분 및 분할 매수 펀드 등 재간접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인데, 어느 쪽이 나은지 헷갈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투자 수준과 성향에 맞는 투자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경제 및 증시에 대한 전망이 어느 정도 가능하고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 등을 통해 주식투자에 능한 투자자라면 ETF 역시 직접 매매가 수수료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

사봉하 삼성자산운용 ETF운용1팀장은 “ETF는 일반 주식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거래하면 보통 0.015%의 매매수수료만 내면 된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별 종목을 투자한 경험이 있다면 직접 투자가 비용 측면에서는 가장 유리하다”고 말했다.

HTS 매매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ETF 투자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라면 대안으로 ETF 펀드나 ETF 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재간접 상품인 ETF 펀드ㆍ랩은 자산 배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전문가들의 매매 타이밍에 따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TF에 투자하는 ETF 재간접 펀드는 주로 계량적 모델에 따른 자동 분할 매수 펀드들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전체 포트폴리오 내 ETF 투자 자산의 비율, 편입하고 있는 ETF 내 비중 등을 자동 조절해 수익률 극대화를 노린다. 총 운용 및 판매보수도 1.0~1.5%로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저렴하고 인덱스펀드와 비슷하다.

삼성자산운용이 국민은행을 통해 판매 중인 ‘삼성 S플러스 연속 분할매수 펀드’는 삼성그룹주 ETF 50%, 현대차그룹주 ETF와 KOSPI200 ETF에 각각 25% 내외로 분산 투자한다. 최소 가입금액이 100만원이다.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대표 성장 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겐 제격이다.

우리자산운용의 ‘우리 스마트 인베스터 분할 매수’ 펀드는 코스피지수가 내릴 때 ETF 비중을 높이고, 오를 때는 평균 매입하는 투자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평균 매입가를 시장 지수형 평균 매입가보다 낮추는 전략을 사용한다. 펀드수익률이 5% 달성 시마다 수익을 실현한다. 


ETF 랩은 ETF의 장점에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랩 운용의 자율성을 더해 수익률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전문가가 분석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하락장에서는 인버스 ETF에 투자해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반대로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ETF를 많이 편입하는 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한 번 가입하면 별도의 거래수수료 없이 전문가의 관점에서 변화하는 장세에 맞춰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랩 수수료는 선취와 후취 합계 연 1.0~2.0%로 ETF 펀드에 비해 높은 편이다. 다만 ETF 랩은 가입금액별로 수수료가 차등화돼 있는 만큼, 보통 1억원 이상 고액으로 투자할 때는 ETF 랩이 오히려 ETF 펀드보다 수수료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삼성증권의 ‘삼성 스마트플랜 실버Q’는 주식과 채권 ETF의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맞춘 후 주가 상승기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리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이투자증권의 ‘하이 적립식 ETF 랩’은 주가 상승기 인덱스와 레버리지 ETF 비중을 늘리고 하락기에는 인버스 ETF 비중을 늘리는 방식을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ETF 펀드나 랩 외에도 일부 대형 증권사는 ETF 자동 매매 서비스도 내놔, 약정 조건에 따라 ETF를 자동으로 분할 매수한다. 삼성증권의 ‘주식드림 서비스’, 우리투자증권 ‘스마트 인베스터’, 현대증권의 ‘QnA주식ㆍETF 적립식 매수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간 분할 적립식 투자는 지속적인 상승 또는 상승 후 하락 패턴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개별 종목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ETF를 기초 자산으로 내릴 때 더 사고, 오를 때 덜 사서 평균 매입 단가를 최대한 낮추는 가격 분할 매수 방식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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