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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아이비 “나의 갈 길을 간다, 마이웨이”(인터뷰)
엔터테인먼트| 2012-04-27 08:02
‘이효리의 계보를 잇는 섹시 여가수가 등장했다’ ‘강렬한 카리스마에 섹시함까지 겸비한’ ‘무서운 섹시로 좌중을 압도한다’. 이는 모두 첫 등장과 동시에 그를 꾸미는 말이었다. 주인공은 바로 가수 아이비. 그가 이번엔 ’섹시퀸‘의 타이틀을 벗고 돌아왔다. 2년 6개월이라는 긴 공백을 뒤로하고 애잔한 발라드로,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털어놓는다.

가수 아이비의 첫 번째 미니음반 ’인터뷰(INTERVIEW)‘.

# 신비주의? 이제는 벗어야죠

대중들은 무대 위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관객을 압도하는 여가수로 아이비를 떠올린다. 그런 그가 변했다. 최근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에 출연한 그는 다양한 엽기표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동시에 놀람을 안겼다.

아이비는 “그거 연습한다고 해서 금방 안되는거 아시죠?”라며 짜여진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했다.

한때 ’신비주의‘ 콘셉트를 고수했던 그의 변신, 대중들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데뷔 초에는 대형기획사에서 잘 만들어진, 그리고 관리가 잘 된 연예인이었어요. 메이킹을 참 잘 해줬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시 저의 콘셉트는 ’신비주의‘였죠.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 베일에 쌓여있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은 진정한 아이비의 캐릭터를 보여줄 기회가 없었죠”

그렇다면 ’진짜‘ 아이비는?

“실제 저는 굉장히 활달하고 까부는 성격이에요. 가수 아이비와의 차이가 상당하죠. 이번 방송에서의 엽기 표정같은 것도 사실 가식으로 보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좀 있었어요. 데뷔 초부터 이미지 메이킹이 있었으니까요. 갑자기 그런 모든 것들을 벗고 ’털털‘하다는 걸 강조하면 싫어하시는 대중분들이 분명 있을테니까요. 이제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인 것 같습니다”


# 댄스 아닌 발라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아이비가 발라드를?‘ 2년 6개월이라는 기나긴 공백을 깨고 컴백을 알린 아이비의 소식에 ’유혹의 소나타‘를 뛰어넘는 곡을 예상했으나 큰 오산이었다.

아이비는 첫 번째 미니음반 ’인터뷰‘를 발표, 타이틀곡 ’찢긴 가슴‘이라는 애절한 발라드로 돌아왔다. ’섹시‘의 아이콘이지만 가창력 또한 겸비한 가수이기 때문에 호소력 짙은 음색의 ’아이비표 발라드‘ 역시 기대된다. 하지만 의외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가수로 다시 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들이 이어졌어요. ’운도 없구나‘라고 되내이며 상실감에 빠지기도 했고, 호의적으로 다가오는 사람도 믿지 못하게 될 만큼 감정이 메말랐죠. 이번 컴백에 처음부터 발라드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에요. 준비를 하는 기간 동안 곡 수집을 굉장히 많이 했지만, 마음에 확 와닿는 댄스 타이틀이 없었어요. 그러던 중 ’찢긴 가슴‘을 듣게 됐죠. 바로 타이틀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전략에 큰 변화를 줬습니다”

아이비는 미니음반으로 방향을 틀었고, 타이틀 역시 아주 애절한 발라드를 선택했다. 올 연말쯤에는 다시 ’아이비표 댄스곡‘을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찢긴 가슴‘은 슈퍼 창따이가 작사, 작곡, 편곡을 맡은 노래다. 사랑에 상처받은 한 여자의 애절한 마음을 표현한 이 곡은 절제된 편곡과 가슴 저린 가사, 그리고 한층 더 성숙해진 아이비의 목소리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대중들이 이번 음반을 듣고 아이비에게 호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특히 데뷔 초반의 콘셉트의 영향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는 여가수인 것 같아요. 이제는 그런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를 벗고, 호감 가는 여가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제가 말과 노래에 한 번 더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더 좋겠어요(웃음)”


# 정상에 도전? 모든 것을 내려놓았답니다

“예쁘고 실력있는 아이돌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려면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수밖에 없겠네요(웃음)”

’가수 아이비, 또 한 번 정상에 도전‘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그의 컴백에 앞서. 그만큼 업계관계자들이나 대중들에게 아이비의 컴백은 크게 다가왔다. 솔로 여가수가 많이 나타나지 않는 추세라 더욱 그랬다. 하지만 정작 스스로는 “욕심이 하나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1위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정상에 올라야 겠다는 포부도 없어요. 그저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 순위에 대한 부담감 역사 마찬가지에요. 시대가 변한만큼 곡에 대한 대중들의 집중도도 굉장히 빠르더라고요. 꾸준히 오래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 뿐이에요”

데뷔 초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무대 위에서는 항상 강렬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 그다. 당당한줄로만 알았더니 실제 그는 쑥스러운 것도 많고, 무대에 오를 땐 청심환까지 준비하는 여린 사람이었다.

“예전에는 인순이 선배님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가 있었어요. 하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큰 꿈을 갖지 말자‘고 생각했죠. 큰 꿈과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보다는 매일 소소한 것에도 행복함을 느끼려고 해요. 노래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노래를 부르고, 또 그럴 수 없게 된다면 그것 역시 운명 아닐까요? 지금은 하루하루 긍정적으로 살아내기가 목표가 됐어요”

’해탈‘이라 표현했다. 신인이었던 그 때의 마음 그대로 돌아갔다. 노래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수의 꿈을 이뤘다는 사실에 감사했던.

“과거에 과분할 정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어요. 당시의 명성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은 정말 전혀 없어요. 그렇게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것 같고, 욕심인 것 같아요. 그저 ’열심히 하자‘는 생각 뿐이에요. 이효리 선배님과 대결구도로 엮어서 물어보시기도 하는데, 부담이죠. 저는 저의 갈길을 갑니다. 마이웨이! 하하”

2년 6개월의 침묵을 깨고 컴백한 아이비. ’화려함‘보다는 ’친근함‘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첫 번째 미니음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속삭인다. “노래로 이야기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처럼 아이비는 이로써 가수인생 제 2막을 올렸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깊어진 감성과 성숙함으로 대중들의 마음에 아련함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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