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與 잠룡들 ‘PK목장의 결투’
뉴스종합| 2012-04-27 11:36
부산 야권 정당 득표율 40%
문재인·안철수도 부산 출신
텃밭 민심 미묘한 변화 감지

박근혜·김문수 등 현지방문
지지 거점 다지기 본격 행보



최근 분위기만 보면 부산이 마치 ‘정치1번지’로 떠오른 모습이다. 여야 대권주자는 ‘변화의 중심’ 부산에 뜨거운 구애를 펼치고 있다. 유독 오는 12월 대선에 도전장을 낸 주자 중 부산 출신이 많아 ‘PK목장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총선기간 다섯 번이나 부산을 방문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다시 부산을 찾았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의원도 줄줄이 부산 탐방에 나선다.

박 위원장의 부산 방문은 민심 탐방이 표면적 이유지만, 사실상 12월 대선 표밭 다지기다.

4ㆍ11 총선에서 18석 중 2석만 내줘 ‘PK(부산경남) 야풍(野風)’을 잠재웠지만, 확실한 민심 이반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야권의 정당 득표율이 40.2%에 달해 새누리당(51.3%)과 11.1%포인트 격차에 불과했다. 불과 4년 전 18대 총선에서 야권이 얻은 24.1%와 비교하면 새누리당의 지지세는 ‘쪼그라들었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따라서 전통 텃밭의 민심이 야권, 특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영남권 대권후보에게 옮겨가지 않도록 제대로 단속하는 게 박 위원장의 대선 전략 1순위다.

야권의 잠재적 대항마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모두 부산 출신이다. 또 당내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의 고향도 부산이다.

지난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지사도 28일 부산을 방문한다. ‘문수랑’ ‘문수사랑’ 등 자신의 팬클럽 회원 300여명과 금정산에 오른 뒤 범어사와 삼광사를 찾아 불교계 지도자를 만난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2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부산 시민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현장 방문도 할 계획”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과 함께 PK가 부상한 만큼 PK 민심 사로잡기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보름간 민생투어를 진행 중인 이재오 의원은 25일 대권 행보의 첫 방문지로 부산을 찍었고, 정 의원도 다음주 부산을 찾아 대권주자로서 보폭을 넓혀갈 예정이다.

당내에서 부산지역 출신이 유력한 지도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부산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안심했다가는 집토끼가 산토끼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당대표로 거론되고 있는 김무성 의원, 원내대표로 거론된 바 있는 서병수 의원은 부산 정치권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당내에서는 “권력의 축이 대구가 아닌 부산으로 이동한 느낌이다” “부산이 ‘정치1번지’가 된 것 같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야권에서는 문 상임고문이 부산 민심 잡기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26일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과정에서 보내준 지역 주민의 성원에 감사하며, 신공항 건설과 해양수산부 부활 등 지역공약을 실천할 것”이라며 대권주자로서 부산을 더욱 챙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조민선 기자>
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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