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대선등판도 하기전에..흔들리는 ‘문재인 대망론’
뉴스종합| 2012-04-30 10:21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등판도 하기 전에 최대 정치적 시련을 맞고 있다. 이해찬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이 각각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나눠맡는다는 이른바 ‘이ㆍ박 담합’의 유탄이 문 고문을 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에 간접적으로 개입한 문 고문이 “두 분의 합의가 이상적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당내 반발기류가 확산되면서 지지기반인 친노는 물론, 비노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아직 계파에 흡수되지 않은 초선의원과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계파정치’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돼 귀추가 주목된다.

박 최고위원은 30일 오후 초선의원 40여명과 원내대표 후보자간 상견례 자리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해명하고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치개혁을 화두로 국회에 입성한 한 초선의원은 “계파정치의 낡은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새 지도부는 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한다”면서 박 최고위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4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 최고위원이 낙선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박 최고위원이 당선되기 위해서는 1차 투표에서 19대 당선자 127명 중 64표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당초 박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호남계와 이해찬ㆍ문재인 고문이 이끄는 친노계 50여명, 친노와 비노를 아우르는 정세균계 표를 더하면 과반 이상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일부 친노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 여론이 확산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전병헌, 이낙연, 유인태 원내대표 후보의 ‘3자 연대’도 남은 변수다. 1차 투표 1ㆍ2위를 놓고 벌이는 2차 투표에서 이들이 표결집에 나서면 박 최고위원은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유 후보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서 “처음에는 박 최고위원이 1차에서 과반을 넘기냐 마느냐의 문제였는데, 이제 1강 3약에서 1강이 없어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이 당선되더라도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노와 비노간 화합’을 노린 ‘이ㆍ박 합의’가 결과적으로 당내 계파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또 일부 의원들이 문재인 고문을 적시해 비난하면서 ‘발빼기’도 쉽지 않게 됐다.

유 후보는 “(원내대표 후보 마감일인) 26일 오후 4시까지 이번 합의에 대해 알고 있었던 사람은 문재인 고문과 한명숙 전 대표 뿐”이라며 이번 합의와 문 고문과의 상관관계를 암시했다.

‘문재인 대망론’이 상처를 입게되면 당장 친노의 대안주자인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부상하게 된다. 당내에선 친노, 지역구도상 부산ㆍ경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김 지사는 문 고문과 지지세력이 상당부분 겹친다. 김 지사는 최근 여의도 국회 인근에 ‘포럼’ 형식의 경량급 대선캠프를 차리고 대선출마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고문에 대한 당내 추동력이 힘을 잃으면 ‘안철수 바람’이 더 거세게 몰아칠 수 있다. 안철수 교수가 2학기 수강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6월9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전후로 안 교수를 향한 민주당 안팎의 러브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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