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레이디 가가가 오토바이 위에서 건반을 친 이유
엔터테인먼트| 2012-04-30 14:51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광란의 도가니였던 잠실 주경기장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레이디 가가가 억압받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부모님께 전하는 자작곡이었다. 그의 한마디에 모두가 집중하며 들었던 노래는 ‘헤어(Hair)’, 괴짜가 아니고 자유롭게 살게 해 달라는 목소리를 다른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던 레이디 가가는 노래와 퍼포먼스로 수만 명의 사람들을 향해 조용히 오토바이에 앉아 괴짜 모습 그대로 피아노 버전의 노래를 불렀다.

지난 2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이디 가가의 공연은 그가 전하려는 말들을 쏟아내듯 1시간 40분 간 다채로운 형태로 꾸며졌다.
레이디 가가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무용수들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결국 총으로 그들을 응징하는 퍼포먼스로 폭력성에 대한 저항을 보여줬다(그는 가학적이고 충격적인 행위예술 속에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무언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10대 시절 왕따 피해자였던 사실을 고백하며 왕따와 학교폭력을 방지하는 재단인 ‘본 디스웨이 파운데이션’을 설립한 것도 공연을 넘어선 사회적 메시지의 전달이었다.

지금도 기괴한 퍼포먼스와 노래 때문에 일부 사람들로부터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연 전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반 기독교 정서가 가득하다며 공연 반대운동을 펼쳤다.
실제 고기 드레스를 입진 않았으나 생고기가 인쇄된 옷을 입고 무용수들을 기계에 갈아 넣는 장면이연출됐다. 심지어 본인 스스로도 기계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과거 고기 드레스의 의미에 대해 게이 병사들의 권리에 대한 정부의 제재에 반기를 들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헤비 메탈 러버’라는 노래를 부르며 동성애 장면을 묘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가가는 공연 중간 관객들에게 잠실 스타디움을 우주선, 알, 자궁에 비유하며 새롭게 태어날 것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공연이 끝나고 이곳을 나가면 새롭게 태어난 가가교의 신도들이 뭔가를 전하고자 하는 그의 복음을 몸으로 느끼며 메시지를 전파할 것이라 기대한 모습이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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