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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순수기술로 만든 교량 자부심”
부동산| 2012-05-02 11:34
설계서 시공까지 자국기술로 소화
인력 25만여명 투입등 신기록많아


길게 늘어뜨린 두 줄의 케이블에 들어간 강선 길이(7만2000㎞)만 따져도 지구 두 바퀴를 돌고 남는다. 콘크리트는 전용면적 85㎡ 기준 아파트 3058가구를 지을 수 있는 29만551㎥가 투입됐다. 인력만도 25만5000여명을 웃돈다. 이는 광양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 사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이순신대교’ 건설 현장에서 세운 각종 신기록들이다.

‘이순신대교’가 60개월 공사기간을 마치고 오는 10일 가개통한다. 공사현장에서 불철주야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며 대역사(役事)를 일궈낸 공사현장 관리자들에게 이순신대교는 감회 그 자체다. 시공사 대림산업의 김지훈 공무팀장(41ㆍ사진)은 이순신대교 ‘신화창조’의 일등공신 중 한 명. 김 공무팀장은 “나중에 애들이 크면 ‘아빠가 이 다리 지었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를 꺼냈다.


충무공 이순신의 얼이 서린 노량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이순신대교는 총 다리 길이가 2260m에 주탑과 주탑 사이 주경간장이 1545m로 설계됐다. 충무공 탄생연도를 주경간장으로 설계할 때부터 공사 책임자들의 마음 한켠에 예사롭지 않은 자긍심이 자리했다. 특히 이순신대교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순수 국내 기술로만 공사하는 초장대 현수교량 공사였기에 책임감은 남달랐다.

김 팀장은 “여수엑스포 관문 역할을 할 이순신대교이기에 엑스포 개막 직전에 가개통할 수 있도록 밤낮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여름엔 햇볕 가릴 데도 없고, 겨울엔 바람 막을 데도 없는 곳에서도 직원들이 고역을 견뎌내며 아무 사고 없이 지금까지 온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순신대교를 통해 대한민국도 현수교 가설에 있어 설계에서 시공 및 유지보수까지 모든 과정을 자국 기술로 소화할 수 있는 세계 6번째 나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제 우리의 기술력으로 전 세계로 진출해 ‘다리를 놓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 것.

그는 “이전에 서해대교 건설 현장에서도 근무했던 만큼 교량 공사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경험을 쌓았다고 자부했지만 순수 우리 기술로 새로 만들어간다는 것이 낯설었다”며 “자재나 인력 관리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첫 시도’였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고 공사 과정을 떠올렸다.

내년 초 준공 예정인 이순신대교는 현재 상부 케이블에 가설된 장비를 해체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김 팀장은 “공중에서 하는 것이라 제일 위험한 단계로 이 작업이 끝나야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순신대교가 완공되면 태어나자마자 생이별했던 여섯 살 난 쌍둥이 아들들 실컷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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