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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유럽행 … 왜?
뉴스종합| 2012-05-02 13:46
[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일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유산문제로 형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을 비롯한 형제들과의 소송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의 다소 뜻밖의 외유다.

출국 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회장은 “세계적으로 다 불경기지만 특히 유럽이 문제가 많아서 그 상황을 직접 보고 들으러 간다”고 했다. 스페인을 시작으로 4주간 유럽 수개국을 둘러본다는 계획이다.

이회장의 ‘장기 해외 출장’ 종종 있는 일이다.

민감하거나 중요한 결정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이회장은 해외를 방문하곤 했다. 일본, 유럽 등지에서 지인ㆍ전문가들을 만나거나 현장을 방문하면서 삼성의 미래전략을 구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역시 기본적으로는 삼성의 미래를 고민하기 위한 성격이라는 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회장의 이번 출국에는 형제들과 벌이고 있는 유산관련 소송 문제도 배경으로 한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이 회장 답지 않은 ‘강경발언’이 언론에 보도 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소송이 ‘재벌 형제끼리 벌이는 탐욕적인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 내ㆍ외부의 해석이다.

특히 이달 말 있을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2일 변호인단이 보낸 변론서의 내용이 유출되는 등 언론과 사회전반의 관심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이회장이 자주 언론에 비치는 것이 이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까지 받았던 이 회장 입장에서는 형제들의 요구가 억울할 수 있겠지만, 더 이상 이회장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그룹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 없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이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저번에 사적인 문제로 거친 표현으로 개인감정을 좀 드러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소송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전문가한테 맡기고 나는 삼성그룹을 키우는 데만 전념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 문제로 기자들앞에 섰던 이전과는 표현이 한층 완곡해졌다.

이 회장과 형제들간의 상속소송에 대한 첫 변론기일은 오는 30일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558호 법정에서 첫 변론기일이 열린다.이맹희씨, 이숙희씨, 최선희씨 등이 각각 이 회장을 상대로 낸 소송은 아직 병합되지 않았지만 이날 병행심리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민사소송이기 때문에 법정에는 이 회장 등 당사자가 아닌 대리인만이 참석해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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