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18대 국회의원들 자화자찬... 전문가들은 ‘최악의 국회’ 혹평
뉴스종합| 2012-05-03 09:58
“정치 발전의 계기가 됐다”, “변화의 싹이 보였다”

지난 2일 저녁, 국회선진화법 및 60여 개 민생 법안을 처리한 18대 국회의원들의 자화자찬이다. 하룻만에 할 수 있던 숙제를,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넘게 방치해온 게으름에 대한 반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3일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요란스럽고 국민들의 우려도 많았던 국회였지만, 후반부 들어서 많은 고민 끝에 이상적인 국회상을 그렸다”며 국회선진화법 통과의 의미를 강조했다. 속칭 ‘황우여 법’으로 불리는 국회선진화법이 식물국회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통과된 것에 대한 자부심이다.

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인 김진표 원내대표 역시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오늘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켜 유종의 미를 거뒀다”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승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보람 느낀다”고 강조했다. 양당의 원내 사령탑 모두가 18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날 박하지 않은 점수를 매긴 셈이다.

이날을 끝으로 당분간 국회를 떠나게 된 여야 대표 정치인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부겸 의원은 “강경파들에 밀려서 결국 몸싸움으로 결론이 나고 만 것이 많았다. 너무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국회선진화법이 잘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날 몰아치기로 숙제를 마무리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도 “개별 의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과 역사를 보고, 민주주의 발전과 민생을 위해 일한다면 (19대 국회도) 잘 될 것으로 본다”고 자평했다.

강기갑 진보당 의원도 “그동안 한 점 남김없이, 여한 없이 다 했다”며 “농어민들과 서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은 가지고 있지만, 제 힘은 다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시원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9대에서도 국회의원으로 살아남은 의원들은 앞으로에 더 큰 기대를 보였다. 홍일표 의원은 “폭력국회, 실물국회 소리를 들었던 지난 4년에 대한 반성이 (이날 60여 개 의안 통과) 이것으로는 어림없겠지만, 변화의 싹이 보였다면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많은 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18대 국회에 대해 “성과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신율 명지대 교수), “국회가 사회갈등을 해소하기는 커녕 갈등의 진원지가 됐다”(윤희웅 한국사회연구소 실장)고 혹평했다. 여야 모두 리더십 부재 속에 표만 쫓아 논쟁만 반복했던 지난 4년 여의도 정치에 대한 냉철한 평가인 셈이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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