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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줄도산’ 공포
부동산| 2012-05-03 11:07
자금회수 어려워질땐
중소업체 부도 도미노
주택경기 활성화 시급


시공 순위 30위의 풍림산업이 최종부도처리되면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풍림산업의 부도로 수많은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불가피한 데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소비자까지 재산적 피해가 우려되는 등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주택업계는 풍림부도 사태를 계기로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대책이 시급하다며 정부를 향해 특단의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3일 풍림산업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만기의 기업어음(CP) 423억을 상환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은 데 이어 전날까지 상환에 실패, 최종부도 처리됐다. 이에 앞서 풍림산업은 채권단 동의하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여서 이후 법원 허가 없이는 재산처분이나 채무변제 등이 불가능하고, 채권자들도 풍림산업에 대한 가압류나 가처분ㆍ강제집행 등을 할 수 없게 됐다.

당초 풍림산업은 인천 청라지구와 충남 당진의 주상복합ㆍ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받을 공사비 807억원을 융통해 CP 상환기일에 대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행사 및 PF대출은행과의 합의 실패로 자금지원이 어려워져 최종 부도처리됐다.

풍림산업이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당장 발똥에 불이 떨어진 건 36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들이다. 풍림산업의 자산이 법정관리로 동결된 상황에서 단기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경우 재무상태가 열악한 중소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가 불가피하다는 것. 이는 풍림 측이 부도처리되기 전 채권단에 자금지원을 요구하며 내세웠던 가장 큰 명분이기도 했다.

풍림산업이 시공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소비자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부문이다.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입주예정자의 재산권은 분양보증을 통해 보장받게 된다. 하지만 미착공했거나 공정률 80% 미만의 사업장의 경우 분양자의 판단에 따라 분양대금을 환급받거나 공사를 이행토록 하고, 공정률 80%이상의 사업장은 시공사를 대체 선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공사지연 등으로 인한 기회비용이나 아파트 브랜드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지는 등 직ㆍ간접적 피해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위기가 비단 풍림산업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PF사업장이 원채무자인 시행사와 보증채무를 갖는 시공사가 공사 과정에서 이견을 보일 경우 공사대금 납입 지연에 따른 단기적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호경기엔 주택 분양이 잘되고 공사비도 제때 받아 부도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풍림도 분양 부진으로 인해 시행사와 공사비 지급 규모를 두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내주 발표 예정인 정부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에 주택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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