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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보다 경찰 병력이 더 많았던 촛불집회
뉴스종합| 2012-05-03 10:43
[헤럴드경제=서상범기자] 2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4년만에 열린 ‘미국 쇠고기 수입중단 및 재협상 촉구 국민촛불집회’는 참가자보다 더 많은 수의 경찰병력이 눈에 띄었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 오후 6시께부터 청계광장 주변은 수십대의 경찰버스와 수천명의 경찰들로 삼엄한 분위기였다.

집회장소로 신고된 청계광장 남측은 앞 뒤로 경찰버스에 의해 봉쇄되고 한쪽 인도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했다.

오후 7시 20분께 집회는 시작됐다. 주최측 추산 5000명(경찰 추산 1500명)이 광장 남측 인도는 물론 차도까지 메웠다. 대학교 학생회 등 조직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던 4년전에 비해 이날 집회에서는 친구 및 연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집회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체를 나타내는 깃발도 진보신당이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찾기 어려웠다. 4년전과 같이 자유발언 릴레이가 이어졌고 정치인은 물론 광우병 전문가ㆍ고등학생ㆍ주부 등이 무대에 서서 광우병 수입중단요구 및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을 했다.

집회가 이어지던 오후 8시10분께 경찰은 청계광장 남측 일대에서 열린 집회가 신고한 지역을 넘은 불법도로점거라며 해산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주최측은 정당한 신고집회임을 주장하며 계속해서 집회를 진행했다. 이후 경찰은 3회에 걸쳐 해산명령을 내리고

이후 수차례 경고방송을 하는 등 강제해산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여 양측 사이에는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실제 서울 파이낸셜센터 등 청계광장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53개 중대 3500명의 경찰병력들은 출동준비를 마친 상태로 대기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각 중대 지휘관과 경비책임자들의 무전기 역시 쉴 틈이 없었다.

집회측이 신고했던 집회종료 시각인 오후 9시 30분이 다가오자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경찰은 계속해서 “도로를 점거하는 불법시위를 즉각중단하라”며 “위반자 모두가 사법처리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방송을 보냈다. 집회사회를 맡은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이에 “경찰은 정당하게 신고된 집회에 공권력을 남용하지말고 수원 사건과 민생치안에나 신경을 써라”고 맞섰고 참가자들은 경찰의 경고방송에 야유를 보냈다.

한편 경찰관계자는 “집회측은 청계광장 남측의 인도를 집회장소로 신고했다”며 “현재 차로를 점거하고 있기 때문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고 밝혔다.

집회를 구경하던 외국인들도 호기심어린 시선을 보냈다. 관광을 위해 청계광장을 찾았다는 폴(23ㆍ프랑스)씨는 “촛불을 들고 발언을 경청하는 한국의 시위문화가 색 다르다”는 의견을 밝혔다. 강제진압이 이뤄질지도 모른다는 설명을 하자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집회의 권리라며 프랑스에서는 이것보다 더욱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도 경찰등이 함부로 진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던 집회는 예정된 시간인 2일 오후 9시 30분을 조금 넘긴 오후 9시45분께 별다른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주최측은 “3일 오후 7시에도 청계광장에서 다시 모이자”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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